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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시대의 기업 교육…온라인만으론 부족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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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 대기업에서 온라인으로 강의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기 위한 조치였다. 현장 강의에 비해 몰입도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와 달리 온라인 강의 효과가 훌륭하다는 반응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한 최고경영자(CEO)는 “새벽부터 일어나 굳이 모임 장소까지 오지 않고도 생생한 강의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강의에 참석하기 위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온라인 강의 중 아쉬운 부분이 하나 있었다. 바로 참석자들 간의 토론과 교류다. 토론과 교류는 대면(오프라인) 강의에서 필수적인 요소다. 학계에서는 이를 교육전이(transfer of teaching)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교육전이는 교육 참석자가 학습한 내용을 얼마나 실제 현장에서 적용하고 활용하는지를 일컫는 말이다.

기업 교육은 일반 학생 교육과 특성이 다르다. 참석자들은 자신만의 가치와 경험을 갖고 있다. 자신의 환경과 목표에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내용들에 공감하고 적용점도 스스로 선택하고 싶어 한다. 이런 요소들이 잘 충족돼야 강의 참석자들의 만족도와 추후 실행력이 높아질 수 있다. 만족도에 따라 교육전이도 다르게 일어난다. 강의 중 학습 주제에 대해 서로의 경험과 생각을 공유하고 피드백하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코로나19 이후 기업 교육에서도 온라인 강의가 늘고 있다. 긍정적 교육전이를 위한 토론과 활동이 자칫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다양한 사람과의 교류라는 측면에서도 오프라인 강의는 포기할 수 없다. 외부 강의에 참석하는 이유가 지식 습득이라기보다는 낯선 장소에서 새롭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기 위함이라고 보는 참석자가 많다. 최근 미국의 유명 대학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외국인 유학생 감소를 우려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외국인들이 미국 대학 캠퍼스를 찾는 것은 미국 문화를 느끼고 해당 대학 프로그램의 여러 스타일을 경험하고픈 욕구 때문이기도 하다. 온라인으로만 학업이 진행되면 미국 대학이 덜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필자가 진행하는 공개 강의는 다양한 업계, 연령대, 성별의 참석자가 함께 참여해 경험을 설계하는 것을 중시한다. 안 그래도 획일화 정도가 다소 심한 우리 사회다. 교육장에서 다른 사람과 어울리고 대화하며 개인의 한정된 시야를 확장시키고, 다양성에 기반한 소통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믿는다. 제조업의 50대 남성 팀장과 온라인 플랫폼 콘텐츠업계의 20대 여성 팀장이 서로의 팀 관리 스타일을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가 흔치는 않을 것이다. 개인의 경력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 구축은 덤으로 얻을 수 있는 자산이다.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교육 시장에 대한 위기감이 팽배하지만 언택트(비대면) 시대에도 오프라인 교육은 여전히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임주영 <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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