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 신천지를 공개적으로 비판해온 방송인 홍석천이 이태원 클럽 사태와 관련해서는 침묵해 논란이 일었다.
코로나19가 확산한 이태원 클럽은 성소수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클럽으로 알려졌고, 홍석천 씨는 대표적인 성소수자 방송인이다. 홍 씨가 자기 진영을 감싸느라 이중적인 대응을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결국 홍 씨는 1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지금은 용기를 내야 할 때입니다. 성소수자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이 가족에게, 지인에게, 사회에 알려지는 게 두려운 게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용기가 필요합니다"는 글을 게재했다.
홍 씨는 "오랫동안 이태원에서 자리를 잡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번 일이 참 안타깝고 걱정스러운데, 무엇보다 아직도 검진을 받지 않고 연락이 안 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 가장 우려됩니다"라고 걱정했다.
이어 "물론 '아웃팅'에 대한 걱정이 크다는 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라며 "하지만 지금은 그 무엇보다도 본인과 가족, 그리고 사회의 건강과 안전이 우선입니다. 다행히 '익명 보장' 검사가 가능하다고 하니, 지금이라도 당장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고 했다.
또한 "지금은 모두가 힘든 시기입니다. 그리고 모두가 이 사태에서 벗어나고 싶어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방역 당국과 의료진, 그리고 국민 한 사람, 한사람이 쏟은 그동안의 힘과 노력이 헛되지 않게 지금 당장 용기를 내서 검사에 임하길 간곡히 권합니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태원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후 홍 씨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신천지에 쓴소리 하신 것처럼 성소수자들에게도 쓴소리 부탁한다"는 내용의 댓글이 다수 게재됐다.
앞서 홍 씨는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 당시 기독교와 신천지 등을 향한 인스타그램 글을 여러차례 게재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어느 교회든 집회든 몇주만 모임 자제해달라"거나 "저기요 교회 관계자 분들 제발 예배 당분간 쉬세요. 제발요" "참 너무들하시다. 신천지 분들 제발 자진해서 검진받으시라. 당신들의 믿음에 뭐라 할 마음 없지만 당신들의 지금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는 화가 난다. 심지어 우선 검진도 해주는데 아직도 숨어있는 사람들이 이리 많다니"라는 글을 잇따라 남겼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