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안드라프라데시 주정부가 가스 누출 사고와 관련해 LG화학 측에 사고 원인 물질로 알려진 스티렌 전량을 한국으로 옮기라고 지시했다.
12일 인도 업계와 현지 언론에 따르면 YS 자간모한 레디 안드라프라데시 주총리는 LG화학 계열 LG폴리머스 측에 1만3000t 분량의 스티렌 재고를 한국으로 반송하라고 명령했다. 안드라프라데시 주 당국은 이미 8000t은 한국행 선박에 선적된 상태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일 새벽 안드라프라데시주 비사카파트남의 LG폴리머스 공장에서 발생한 가스 누출 사고로 사망한 인근 주민은 총 12명이다. 이 밖에 주민 수천 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인도 경찰은 공장 내 탱크에 보관된 화학물질 스티렌 모노머(SM)에서 가스가 누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화학제품의 원료로 쓰이는 고농도 스티렌에 노출되면 신경계가 자극받아 호흡곤란, 어지럼증, 구역질 등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후 현지 일부 주민은 공장 폐쇄 등을 요구했으며 당국도 환경 규정 위반 사실이 적발될 경우 공장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영국 일간 가디언과 현지 일부 언론은 LG폴리머스가 공장의 설비 확장 과정에서 환경 규정을 위반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LG폴리머스가 2019년 5월 당국에 신청한 설비 확장 신청 진술서를 토대로 당시 LG폴리머스는 감독관청으로부터 환경 규정과 관련해 유효한 승인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인도 환경부도 8일 잠정 조사 결과를 전하면서 "LG폴리머스 측이 지난 3월 설비 확장 허가 신청을 했는데 승인이 떨어지기 전에 가동에 들어갔다"며 "이는 환경 규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LG화학은 신학철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사고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신 부회장 등 임직원을 직접 인도에 급파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