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의 자동차 판매가 22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전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됐던 중국 자동차 시장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는 4월 신차 판매 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늘어난 207만 대로 집계됐다고 11일 발표했다. 3월(143만 대)에 비해선 44.7% 증가했다. 지난달 실적은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면서 판매량이 급감했던 2월과 3월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것이다. 2월 신차 판매는 작년 동기 대비 79.1%나 줄어 20년 만에 최대폭 감소했고 3월에도 43.3% 줄었다.
월간 기준으로 중국의 자동차 판매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늘어난 것은 2018년 6월 이후 처음이다. 다만 올 들어 4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567만 대로 작년 동기 대비 32.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반등은 4월 들어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기업들이 생산을 재개한 데다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신차 구매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가 다양한 소비 촉진 정책을 내놓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 정부는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차지하는 자동차산업을 살리기 위해 올 들어 환경 규제 기준을 완화하고 대출 이자를 낮췄다. 당초 올해까지만 유지할 예정이던 신에너지차(친환경차) 구매 보조금 제도도 2022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베이징 등 대도시에서 신규 번호판 발급 제한도 대폭 완화했다. CAAM 관계자는 “하반기 판매량은 예년 수준을 회복해 올해 전체 판매는 작년보다 15%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 감소율이 25%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정부는 자동차를 비롯한 주요 제품의 판매 회복세를 이어가기 위해 애국주의 소비를 장려하고 나섰다. 중국 국무원은 관영 신화통신과 전자상거래업체 징둥(JD)닷컴, 젊은 층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 등과 함께 12일까지 ‘메이드 인 차이나 데이’를 연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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