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의 반등이 늦어지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하락폭의 60% 이상을 회복했지만 은행주는 30~50% 정도 회복하는 데 그쳤다. 실물경제 악화로 인한 부실 우려 등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은 11일 1.98% 하락한 3만2150원에 장을 마쳤다. KB금융은 코로나19 사태로 증시가 조정을 받은 기간(2월 14일~3월 19일)에 1만6700원 하락했고 이후 이날까지 6100원 올랐다. 반등기에 낙폭의 36.53%가 회복된 것이다. 코스피지수가 반등기 낙폭의 60.79%를 회복한 것에 비하면 주가 흐름이 저조한 상황이다.
다른 은행주도 상황은 비슷하다. 우리금융지주는 낙폭의 39.84%를 만회했다. 신한지주는 46.41%, 하나금융지주는 50.16% 회복했다. 4대 은행주가 예외 없이 시장 평균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덜 반등했다.
은행주가 반등을 제대로 못하는 건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출에 부실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정부가 자영업자 등의 원리금 상환을 유예시키는 대책을 내놓는 것도 은행의 실적 악화 우려를 키우고 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이런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영업자나 중소기업 대출은 담보 비중이 평균 74%에 달해 부실 우려는 크지 않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연말까지 가지 않는 한 급격한 실적 악화로 은행들의 연간 배당금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도 낮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요청으로 원리금 상환을 유예하는 것도 대부분 별도의 보증 기관이 있어 실적 악영향은 제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배당수익을 노린 저가 매수 기회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종가 기준 배당수익률(배당금/주가)은 우리금융지주가 8.74%에 달했다. 하나금융지주(8.00%), KB금융(6.87%), 신한지주(6.26%) 등도 높았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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