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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로코도 핫하네…해외 '집콕족' 사로잡은 K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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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간지 옵서버가 지난달 발표한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재생된 콘텐츠 톱 10’을 보면 익숙한 작품들이 눈에 띈다. TV시리즈 부문에서는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과 넷플릭스의 ‘킹덤’이 각각 6위와 9위에 올랐다. ‘부산행’은 영화 부문에서 10위를 기록했다. 이 순위는 ‘리얼 굿’이란 시청률 조사 업체가 공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많은 이들이 자가격리에 들어간 지난 3월의 성적표다. 옵서버는 “세 작품은 모두 한국 콘텐츠”라며 “넷플릭스가 해외에서 이 작품들을 통해 많은 신규 가입자를 끌어모으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콘텐츠가 코로나19 위기에도 이색적인 열풍을 만들어 내고 있다. 기존 장르의 비슷한 작품을 뛰어넘는 높은 완성도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K좀비’ ‘K로코’(로맨틱 코미디) 등 구체적이고 세분화된 의미의 용어까지 유행하고 있다. 스토리 전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콘텐츠 시장에서 한국이 새로운 강국으로 올라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작품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한 ‘킹덤’이다. ‘시그널’과 ‘싸인’을 집필한 김은희 작가의 작품으로 주지훈, 배두나 등이 출연했다. 작년에 나온 시즌 1에 이어 지난 3월 시즌 2가 공개됐다. 기존 좀비물에 한국 사극을 접목해 해외 이용자들에게 ‘신선하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도 호평받고 있다. 옵서버는 “‘왕좌의 게임’에 실망하고 ‘워킹데드’에 질렸다면 ‘킹덤’을 보라”고 제안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도 “지금까지의 좀비물 중 최고다. 꾸물거리지 않고 빠르다”고 평가했다.

2016년 개봉된 ‘부산행’도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에 소개됐는데, K좀비 열풍에 힘입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부산행’을 만든 연상호 감독의 새로운 좀비물 ‘반도’가 여름에 개봉하면, 이 열풍은 더 확산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남한의 재벌가(家) 여성과 북한 남성 장교의 사랑을 그린 ‘사랑의 불시착’의 인기도 심상치 않다. ‘별에서 온 그대’ ‘푸른 바다의 전설’ 등을 쓴 박지은 작가가 집필한 이 드라마는 손예진과 현빈이 주연을 맡았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이 작품을 ‘반드시 봐야 할 국제적 시리즈 추천작’, 포브스는 ‘2019년 최고의 한국 드라마’로 꼽았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한국 콘텐츠는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제작하는 경우가 많아 보편성을 띠는데, 그러면서도 우리 색깔을 결코 버리지 않는다”며 “다른 나라에선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하고 참신한 작품들이 잇달아 나오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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