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약해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최근 일본 맥주 수입액이 증가하고 있다. 일부 호프집에선 일본 맥주를 찾는 손님이 늘고 있고, 편의점과 마트에서 일본 맥주를 구입했다는 후기도 나온다.
8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3월 일본 맥주 수입액은 64만8000달러로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12만6000달러였던 수입액은 2월 26만4000달러로 2배 이상 증가한 이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일본 제품 불매 운동으로 줄어든 맥주 수입이 최근 다시 회복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맥주 수입액은 2018년 대비 90%대 감소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9월 수입금액은 9000달러(약 1000만원)로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사실상 수입 중단 수준으로 떨어졌다.
실제로 음식점에서 일본 맥주를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서 맥주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40대 사장은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 한창일 땐 손님들이 일본 맥주 파냐고 불편해 하는 분들이 많아 어렵게 재고 정리를 했다"며 "최근 들어 일본 맥주를 찾는 사람들이 간혹 있어서 다시 일본 맥주를 들여와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다른 호프집 사장도 "작년에 일본 불매운동으로 잘 팔리던 아사히 병맥주를 뺐는데, 최근 들어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내일 주류도매상에 아사히 1박스만 일단 주문을 해둔 상태"라고 말했다.
온라인에선 최근 편의점과 마트에서 올해 생산된 일본 맥주를 구입했다는 후기도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 A씨는 "최근 GS25에 갔는데 에비스 맥주가 있어 진열된 것 12캔을 모두 사왔다"며 "500ml는 3300원에 350ml는 2500원에 판매하고 있고, 생산일자는 올해 3월로 최근 수입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일본 맥주를 즐겨마시는 소비자들은 판매처도 공유하고 있다. 소비자 B씨는 "서울역 롯데마트에선 아사히 삿포로 에비스 호로요이가 계속 판매되고 있다"며 "기린이치방도 지난주엔 입고된 걸 보고 엊그제 갔는데 매진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사히도 1300원에 팔던 걸 지금은 2000원에 다시 팔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 C씨는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에서 아사히 삿포로 에비스가 판매되고 있어 가끔 구입하고 있고, 이마트에선 올해 3월 제조된 아사히가 진열된 것도 봤다"며 "개인적으론 산토리 마니아인데 여러 곳을 들려도 팔고 있진 않다"고 밝혔다.
또 편의점 마트 등 유통매장에서 지난해 일본 맥주 재고를 정리하면서 연쇄소비를 일으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편의점 마트 등이 일본 맥주 재고 처리를 위해 싸게 내놓으면서다. 통상 맥주의 캔과 병의 유통기한은 1년 정도다. 지난해 7월 이후 팔리지 않은 일본 맥주는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태다.
소비자 D씨는 "롯데마트에서 유통기한이 올해 7월까지인 아사히 슈퍼드라이가 6개 묶음 8800원에 판매되고 있다"며 "일본맥주 불매운동 이전에 수입해둔 물량인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다른 소비자도 "동네 마트에선 아사히 맥주를 1250원에 팔아서, 왜 이렇게 싸게 파나 했더니 재고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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