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올해 1분기에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증가한 덕을 봤다. 하반기에는 해외시장을 공략해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일본 등에서 이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웹툰 등 콘텐츠를 앞세워서다. 기업 간 거래(B2B)용 신규 서비스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았다.
○웹툰 앞세워 글로벌 공략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사진)는 7일 1분기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전화 회의)에서 “자회사 카카오재팬의 웹툰 유통 서비스 픽코마가 2016년 일본에 출시된 이후 매년 두 배 이상 성장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에는 일본, 인도네시아 등을 포함해 해외에서의 관련 콘텐츠 거래액이 국내보다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의 웹툰 등 유료 콘텐츠 부문 1분기 매출은 97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0% 늘었다. 지난해 픽코마에서 발생한 거래액이 전년 대비 130% 증가하면서다. 카카오가 일본에 선보인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은 픽코마에서 3월 한 달 동안 거래액 9886만엔(약 11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여 대표는 “올해 대만, 태국, 중국에서도 사업의 발판을 마련해 글로벌 ‘케이 스토리(K-Story)’ IP(지식재산권) 사업을 적극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B2B 시장도 적극 공략한다. 지난해 12월 사내 조직이던 ‘AI 랩(Lab)’이 분사해 출범한 정보기술(IT) 서비스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통해서다. 여 대표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에서 우리가 경험한 것처럼 원격근무가 일상화할 것”이라며 “국내 최고의 플랫폼 사업자로서 카카오가 보유한 차별화한 노하우와 기술을 바탕으로 IT 서비스 영역에서도 주도적인 사업자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설립 이후 5개월 동안 교보생명, NH투자증권, 삼성물산 등을 대상으로 10건의 사업을 따냈다. 하반기에는 카카오톡을 활용한 기업용 종합 업무 서비스 ‘카카오워크’를 내놓을 예정이다.
○시장 기대치 웃도는 실적
IT업계에서 카카오의 하반기 경영 전략에 관심이 쏠린 것은 올 1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카카오의 1분기 매출은 8684억원으로 1년 전보다 23% 늘었다. 영업이익은 882억원으로 전년 대비 219% 증가했다. 모두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다. 영업이익은 증권가 전망치보다 20% 정도 더 높았다.
부문별로 보면 카카오톡에서 발생한 ‘톡비즈’ 매출이 2247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77% 증가했다. 카카오톡 신규 광고와 카카오톡 기반 상거래 사업이 성장한 덕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언택트 소비가 증가하면서 카카오톡 선물하기, 메이커스 등 카카오커머스의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55% 늘었다. 여 대표는 “톡비즈 부문의 올해 매출이 전년보다 50%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포털 서비스 매출은 코로나19로 인한 대형 브랜드 광고주의 광고 집행 수요 감소로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한 1166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페이 등 신사업 분야는 68% 증가한 100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프리미엄 택시 서비스인 ‘카카오T 블루’의 가맹 사업 확대와 간편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 거래액 증가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콘텐츠 부문에서 음악 서비스는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1507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게임 콘텐츠 부문의 매출은 1년 전보다 3% 증가한 968억원이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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