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활동 재개 소식에도 '보행장애설' 등 '건강이상설'에 대한 추가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북한이 김 위원장의 영상을 신속하게 공개해 그간 쏟아진 의혹을 불식시켰다.
조선중앙TV는 2일 오후 3시께 정규방송 첫 순서로 전날 김 위원장이 참석한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 소식을 전하면서 약 15분 분량의 편집 영상을 함께 내보냈다.
이날 오전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인쇄매체를 통해 사진을 공개한 데 이어 영상을 공개함으로써 김 위원장의 건재함을 거듭 확인시켰다.
인쇄 매체들이 통상 김 위원장이 공개활동 사진을 다음날 오전 공개하는 것과 달리 중앙TV의 경우 영상 편집에 걸리는 시간 등을 고려해 저녁 방송시간이 돼서야 영상을 공개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하지만 이날은 첫 방송 시간부터 신속하게 영상을 공개했다. 이는 사망설까지 제기된 김 위원장의 건강에 대한 각종 '억측'을 확실하게 불식시키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영상 속 김 위원장은 '멀쩡하게' 걸어다니거나 서서 대화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담겼다.
마스크를 착용한 경호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야외 준공식 행사장에 입장한 김 위원장은 대규모 인파의 환호에 손을 흔들며 걸어 입장했고, 주석단에 앉은 뒤에는 김재룡 내각 총리 등 간부들과 밝은 표정으로 대화했다.
준공식 이후 공장을 둘러볼 때도 부지가 넓은 공장 시설 간 이동 시에는 다른 간부들과 전동 카트를 타고 이동했지만, 시설 내부를 둘러보거나 계단을 내려가는 등 정상정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건강이상설이 무색할 만큼 여전히 줄담배를 피우는 모습도 포착됐다. 실외에서는 공장 관련 설명을 들으며 담배를 피웠고, 실내에서도 투명 재떨이를 옆에 두고 담배를 피웠다.
김 위원장의 '흡연' 장면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앞서 지난 20일 동안 애연가인 김 위원장의 '흡연'이 '건강이상설'의 주요 근거로 꼽혔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공식 일정에도 담배를 늘 휴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일정에서도 베트남 도착 전 중간 기차역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또 건강이상설이 무색할 만큼 육안상으로는 오히려 살이 더 찌고 야외활동으로 피부가 탄 것처럼 보인다는 견해도 나왔다.
공개활동을 중단한 20일간 세간의 '억측'과 달리 원산에 체류하며 승마나 제트스키 등 야외활동을 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이날 영상에서는 '의전 비서' 격인 현송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의 모습도 포착됐다. 김 위원장의 경호를 담당하는 김철규 호위사령부 부사령관은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현장을 지켰다.
북한 매체의 사진·영상 공개로 김 위원장의 20일 간의 잠행은 통상적인 수준이며, 김 위원장의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