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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에 둥둥 뜬 액체 결정체서 혁신 신소재 개발 단서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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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을 얻는 가장 쉬운 방법은 바닷물을 증발시키는 것이다. 수분이 날아가면 물에 녹아 있던 소금이 결정으로 나타난다. 액체 또는 기체 상태에 있는 무질서한 입자들이 고체로 변하는 이 같은 현상을 ‘결정화’라고 한다. 결정화 과정을 관찰하고 분석하면 ‘신소재’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소재융합측정연구소 극한추정연구팀은 밀리미터(㎜) 크기의 콜로이드를 공중에 띄워 결정화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1일 발표했다. 콜로이드는 입자들이 둥둥 떠 골고루 퍼져 있는 혼합물을 말한다. 우유, 혈액, 마요네즈 등이 콜로이드다.

표준과학연구원 연구팀은 콜로이드를 공중에서 증발시키고 실시간으로 결정화 과정을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정전기 공중부양 장치’를 썼다. 이는 두 전극 사이에 중력을 극복할 만한 전압을 걸어 물체를 부양하는 장치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독일 항공우주연구소(DLR) 등만이 보유하고 있는 첨단 장비다. 표준연은 2010년 정전기 공중부양 장치를 자체 개발했다. 당초 3000K(절대온도) 이상 초고온 금속 액체의 극한 물성을 연구해 고체 금속 탄생 과정을 추적하려고 개발했다. 이번엔 연구 대상을 화학공학 분야로 확장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정전기 공중부양 장치를 이용하면 콜로이드가 공중에서 구형을 이루고, 구형 표면 전체에서 물의 증발이 고르게 일어나 결정화가 균일하게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구형의 액체는 부피 측정이 쉬워 결정화를 조절하는 핵심 요소인 층밀도(물질 총 부피 가운데 입자가 차지하는 부피의 비율)를 정확히 계산할 수 있다.

통상 콜로이드 연구는 페트리 접시 등 용기를 사용해서 했다. 이 방법은 용기 접촉부에서 물질이 변질될 수 있어 결정화 메커니즘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수형 극한추정연구팀 책임연구원은 “콜로이드 입자의 엉겨붙는 성질을 파악해 결정화 현상을 제어하면 다양한 성질의 신소재를 개발할 수 있다”며 “표면이 잘 갈라지지 않는 페인트, 체내 흡수를 빠르게 하는 약물 등을 개발하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도 방사성 물질 세슘을 없앨 수 있는 신소재 개발 소식을 이날 전했다. 속은 비어 있으면서 외부 표면적이 큰 겹꽃 모양의 ‘나노 흡착제’를 개발했다.

방사성 폐기물 내 세슘은 효율적으로 없애기가 어렵다. 세슘과 화학적 거동이 비슷한 나트륨 칼륨 등 다른 이온이 섞여 있기 때문이다. 세슘을 선택적으로 빠르게 다량 제거하는 기술이 세계 원자력업계의 화두다.

원자력연구원은 티타늄-페로시아나이드를 써서 겹꽃 모양 표면을 가진 나노 흡착제를 제작했다. 촘촘한 칫솔모를 쓸 때 양치질이 잘 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수습에 사용된 타이타노 실리케이트보다 세슘 제거 속도가 32배 빨랐다. 원자력연은 국내와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에 이 소재 제조기술 특허 출원을 준비 중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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