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의 '럭셔리 빙수' 대전이 올해도 시작됐다. 호텔 업계는 날씨가 본격적으로 더워지는 5월 중순부터 6월을 빙수 매출이 본격적으로 나오는 시점으로 본다. 하지만 올해는 한 달가량 앞당겼다. 아직 날씨가 쌀쌀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호텔들이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지난해보다 빨리 빙수를 내놨다.
서울신라호텔은 대표 메뉴인 '제주산 애플망고 빙수'를 29일부터 판매한다고 28일 밝혔다. 신라호텔이 2008년 처음 선보인 애플망고 빙수는 호텔 빙수의 원조로 꼽힌다. 애플망고는 망고와 달리 텁텁하지 않고 단맛이 적당하다. 빙수 얼음은 우유로 만들어 애플망고와 잘 어울린다. 소비자들에게 '애망빙'으로 불리며 매년 사랑받는다.
신라호텔은 매년 5월 중순 이후 애플망고 빙수를 출시했으나 올해 일정을 당겼다.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반토막난 제주 애플망고 농가들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이날 롯데호텔제주도 애플망고 빙수인 '로망 프라페'를 다음달 1일부터 판매한다고 밝혔다. 서울드래곤시티도 망고 빙수와 흑임자 빙수, 클래식 빙수를 1일 출시한다.
국내 호텔들은 코로나19로 지난 1분기 실적이 직격탄을 맞았다. 객실 예약률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겨울부터 봄까지 매출을 끌어올리던 딸기 디저트 뷔페도 조기 종료됐다. 한 호텔 관계자는 "딸기 뷔페는 원래 4월까지 하는데 올해는 3월에 종료했다"며 "4월 프로모션이 없어 5월에 출시하던 빙수를 지난해보다 빨리 내놓기로 했다"고 말했다.
언택트(비대면) 소비 트렌드에 맞춘 호텔 빙수도 나왔다. 인터콘티넨탈호텔은 지난 27일 혼자 먹을 수 있는 1인용 빙수를 출시했다. 이 호텔 관계자는 "고객이 포장해 갈 수 있는 '투고(To-go) 빙수'도 선보였다"며 "많은 고객들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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