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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급여 펑펑 주니…일터로 안 돌아오는 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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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퍼주기식 실업급여’ 정책이 근로자들의 일자리 복귀 의지를 약화시키고 결과적으로 실업난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21일 게재한 ‘오는 8월까지 식당 문을 열지 못하는 이유’(Our Restaurants Can’t Reopen Until August)란 칼럼을 통해서다. 오레건주 포틀랜드시에 본사를 두고 있는 레스토랑 체인 ‘셰프스테이블’ 오너인 커트 허프먼 씨가 기고했다.

칼럼에 따르면 허프먼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지난달 15일 직원 700여명을 일시 해고했다. 식당 문을 다시 열기까지 최대한 생존하는 게 관건이기 때문이다.

이후 식당 내 영업 대신 포장 및 배달 서비스로 버텼다. 문을 닫은 지 2주쯤 지나자 포장·배달 영업이 예상보다 잘 됐다. 매출이 이전 대비 30% 수준에 불과했으나 상당수 직원들이 다시 필요해졌다.

난관에 부닥친 건 그때다. “다시 출근해 달라”고 전화를 걸 때마다 직원들이 연달아 거절 의사를 밝혔다. 이유는 단순했다. 실업급여 덕분에 오히려 일할수록 소득이 감소하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예컨대 허프먼 씨가 고용하는 요리사 초봉은 시간당 15달러다. 팁을 적어도 시간당 1달러(평균) 정도 받을 수 있다. 급여가 시간당 16달러 수준이란 얘기다. 1주일에 40시간 일할 경우 세전 기준으로 640달러를 벌 수 있다. 보통 때라면 매주 연간 총임금의 1.25%(또는 매주 416달러)의 실업급여와 224달러의 복직장려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집에만 가만히 있어도 매주 1016달러씩 소득을 올릴 수 있다. 코로나19 발병 이후 긴급 제정된 ‘케어스 액트’(CARES Act·The Coronavirus Aid, Relief, and Economic Security Act)의 연방 전염병 실업보상(FPUC) 프로그램 때문이다. 풀타임으로 일할 때보다 오히려 매주 376달러씩 더 벌어들일 수 있게 된 것이다. 복직 유인이 사라져 버렸다.

현재의 실업급여 시스템은 실업률이 급격히 상승하는 상황에서 포장·배달 업체들마저 인력을 충분히 공급 받지 못하도록 만드는 부작용을 가져왔다. 더구나 식당 문을 다시 열려고 하면 더 큰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이 긴급 실업보상 프로그램이 오는 7월 말까지 계속될 예정이어서다.

만약 요리사들을 다시 일하도록 독려하려면 시간당 최소 25달러40센트의 높은 임금을 지불할 수밖에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경제 활동 재개를 검토하고 있으나 의회가 이미 (재개) 시점을 정해놓은 꼴이다. 바로 8월 1일이다. 높은 실업보상 프로그램이 중단되면 그때서야 종업원들을 복직시켜 식당 문을 열 수 있을 것 같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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