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면서 사회·경제 시스템 재가동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실시간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집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스페인이 22만9422명으로 가장 많고 이탈리아 19만9414명, 프랑스 16만5842명, 독일 15만8213명, 영국 15만7149명, 터키 11만2261명, 러시아 8만7147명 등이다.
사망자 수는 이탈리아가 2만6977명으로 여전히 유럽 최대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이어 스페인 2만3521명, 프랑스 2만3293명, 영국 2만1092명, 벨기에 7207명, 독일 6021명, 네덜란드 4518명, 터키 2900명 등의 순이다.
누적 확진자 수는 계속해서 증가세를 보이고있지만, 증가폭은 최근 눈에 띄게 꺾이는 모양새다. 유럽에서 피해가 가장 큰 이탈리아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1739명으로 지난달 10일 이후 7주 만에 2000명대 미만의 증가 폭을 기록했다. 최고점이던 지난달 21일(6557명) 대비 4분의 1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스페인 역시 2793명으로 전날(2870명)에 이어 이틀 연속 2000명대 증가세를 보였다.
각국은 바이러스 확산세가 주춤하자 봉쇄 완화 조처를 서두르고 있다. 지난달 초 유럽에서 가장 먼저 봉쇄 조처를 도입한 이탈리아는 이날부로 자동차를 포함한 수출기업과 공공 건설공사 등의 노동자가 일터로 복귀했다. 다음달 4일부터는 대부분의 제조업 생산 활동이 재개된다. 소매 상점과 유통, 식·음료 업소 등도 차례로 문을 열 예정이다.
노르웨이에선 지난 20일 유치원을 개원한 데 이어 이날부로 초등학교 1∼4학년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갔다. 학급당 인원은 15명 이하로 줄이고 다수의 활동을 야외에서 진행하는 조건이다. 미용사, 피부과 의사 등도 영업을 재개한 상태다.
프랑스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된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복구작업을 이동제한령이 해제되는 다음달 11일부터 재개하기로 했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작년 4월 15일 발생한 화재로 첨탑이 무너지고 지붕의 목조 구조물이 대부분 붕괴하는 피해를 봤다.
유럽연합(EU) 내에서는 국경 통제를 다시 완화하는 방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EU 27개 회원국 내무장관은 28일 화상회의를 열어 내부 국경 통제를 완화 또는 해제하는 문제와 관련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EU는 솅겐 협정을 통해 역내 인적·물적 이동의 자유를 보장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각국이 국경 통제를 강화하면서 사실상 솅겐 협정이 유명무실화한 상태다.
영국의 경우 봉쇄 조처 해제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감염 증상에서 회복돼 복귀한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날 대국민 성명을 발표하며 바이러스 확산세가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실질적인 징후가 있지만, 이동제한 등의 봉쇄 조처를 풀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봉쇄 조처를 완화하면 제2 바이러스 확산 사태를 맞을 위험이 있으며, 경제에 더 지속적인 충격을 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우리가 첫 번째 전투의 막바지에 다가가고 있는 만큼 조급함을 참아달라"면서 "제2의 정점이 없다는 확신이 들 경우에만 봉쇄조치를 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에서는 이날 하루 확진자가 4309명 발생하는 등 최근 4000∼5000명대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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