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부산의 한 클럽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돼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더군다나 확진자가 방문한 시기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 시행되던 때인 것으로 드러났다. 영업을 강행한 부산 클럽업주와 10대 확진자를 포함한 480명 당시 클럽 방문자들에 사회적 비판여론이 들끓고 있다.
부산시는 25일 '코로나19 대응상황 브리핑'에서 대구 확진자 A군(19)이 지난 17일과 18일 부산을 방문한 것으로 역학조사 결과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A군은 17일 SRT를 타고 오후 9시 20분 부산에 도착해 오후 11시 40분 부산진구 1970새마을 포차를 방문했다. 18일 오전 2시에는 서면 클럽 바이브에서 1시간 40분간 머물렀다. 이날 오후 4시 30분에는 서구 송도해변로 청춘 횟집에서 식사한 뒤 무궁화호를 타고 대구로 귀가했다. 20일 인후통·두통·설사 등의 증상이 발현했고, A군은 23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출입자 명부에 따르면 A군이 클럽을 방문한 날 총 480명의 이용객이 해당 클럽을 다녀간 것으로 확인됐다. 시 보건당국은 이를 토대로 동시간대 이용자들을 급히 파악하고 있다. 해당 클럽은 하루 동안 영업을 중단하고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클럽 이용자 중에는 마스크를 끼지 않은 사람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클럽에서 추가 감염자가 발생할 경우 업주와 이용자들은 비판 여론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A군이 방문한 당시 정부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하며 클럽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휴업을 권고하던 상황이다.
네티즌들은 해당 소식에 "부산 사는데 화가난다. (개인이) 열심히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 뭐하냐. 미꾸라지 한마리가 온 개울물을 흐린다", "하지말라는 정부의 권고를 무시했으니 집단감염자가 발생하면 클럽 운영자와 이용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해야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정부는 지하에 위치해 자연 환기에 한계가 있는 다중이용시설은 감염 위험이 더 낮아질 때까지 가급적이면 운영을 자제하는 게 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시설을 부득이하게 운영할 경우 이용자의 발열·증상을 모니터링하고 시설을 자주 소독하는 등 방역지침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시는 해당 클럽에서 감염자가 발생하는 등의 상황이 벌어지면 클럽을 대상으로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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