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답방한다면 정부가 국제사회에서 제재 완화를 위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남측의 국내 정치 환경이 훨씬 좋아졌다”며 4·15 총선 이후 김정은이 답방하기 좋은 여건이 조성됐다고도 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문재인 정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패싱’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실성이 떨어지는 주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 특보는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20일 서울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마련한 한반도 전문가 특별대담에서 “북측 사람들이 표현하는 ‘사변적 변화’를 가져오려면 김정은이 서울에 답방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5월 초에서 6월 국회 개원 전까지 북한에서 뭔가 연락이 올 거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문 특보는 북한의 호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보건 협력 측면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하고 민간이 협력하면 평양종합병원 하나 정도는 얼마든지 우리가 도와줄 수 있다”며 “종합병원 (지원) 같은 건 남측에서도 반대할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특별대담에는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도 참석했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협력을 통해 경색돼 있는 남북관계 돌파구를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이 전 장관은 “김정은이 지시하고 직접 첫삽까지 뜬 평양종합병원 건설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해야 한다”며 “평양종합병원을 짓는 데 들어갈 의료기기 전부를 우리(남측)가 다 지원해주겠다. 의약품도 지원해주고 그 병원을 어떻게 운영하는지 남측 전문가들이 전수해 주겠다는 식으로 아주 크게, 담대한 제안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대북 특사’ 파견 등 정부의 적극적인 대북정책 추진을 촉구했다. 그는 “북한에 코로나19 감염자가 없을 리 없다. 정면돌파한다고 큰소리쳤지만 북한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는 남북 간에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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