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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안정' 규제기조 유지…"1주택자 종부세 부담은 완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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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여당이 압승하면서 집값 안정에 무게중심을 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탄력받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당정이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쥐고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강화와 3기 신도시 공급, 분양가 상한제 등을 예정대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부동산시장 규제 강도와 정책 추진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택시장이 급격히 침체될 수 있기 때문에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이낙연 전 국무총리(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 등이 총선 과정에서 공약으로 내건 1주택자 종부세 부담 완화 등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규제 유지”…1주택자 종부세 완화 관심

한국경제신문이 16일 부동산 전문가 7인을 대상으로 총선 후 부동산시장 전망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대부분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도가 유지될 것”이라고 답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가 작년 ‘12·16 부동산 대책’에서 내놓은 다주택자 종부세 강화 방안 등이 이달 말 임시국회에서 논의될 것”이라며 “여당의 입지가 강화된 만큼 작년에 내놓은 대책들이 이번 20대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개정안에는 1주택자와 조정대상지역 외 2주택 보유자의 종부세 세율을 기존보다 0.1~0.3%포인트 인상하는 방안이 담겨 있다. 3주택 이상 다주택자와 조정대상지역 2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율은 0.2~0.8%포인트 높아진다. 또 조정대상지역의 2주택자 종부세 부담 상한을 200%에서 300%로 상향한다. 12·16 대책의 강화된 개정안에 맞춰 올해부터 보유세(종부세+재산세)가 부과되려면 과세 기준일인 6월 1일 이전에 입법을 마쳐야 한다.

논의 과정에서 이 전 총리와 이인영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 등이 약속한 ‘1주택자 종부세 완화 방안’이 어떻게 반영될지 관심이다. 서울 강남권과 용산, 경기 성남 등지에 출마한 일부 여당 의원은 “고가주택 기준을 12억원으로 올리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12·16대책에는 만 60세 이상 1주택자의 종부세 세액공제율을 종전 10~30%에서 20~40%로 올려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고령자 공제와 장기보유특별공제의 합산 공제율 상한을 기존 70%에서 80%로 상향하는 고령자 종부세 완화 방안도 포함됐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아 당정이 입법 과정에서 어느 정도로 수위를 조정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도 종부세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시가 9억원 이상인 종부세 부과 기준을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서울의 아파트 매매 중위가격이 9억4800만원으로 상당수가 9억원을 넘겼다”며 “‘특별세’라는 종부세 취지에 부합하려면 12억원 또는 15억원 이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이미 고강도의 수요 억제와 3기 신도시를 비롯한 공급 확대 정책이 동시에 진행 중”이라며 “다만 지금도 규제가 강한 편이고 주택시장이 하락세를 보이는 만큼 추가 규제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3기 신도시 등 공급 속도 낼 듯”

여당의 압승으로 수도권 3기 신도시 공급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됐다. 경기 고양 창릉지구 신도시 철회를 두고 맞붙은 고양정 지역구에서 여당이 승리했다. 고양정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지역구였다.

전문가들도 3기 신도시를 통해 주택 공급을 늘리는 정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봤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은 “지난 5년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주택 공급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풀면서 3기 신도시 공급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최근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며 “정비사업 활성화로 인한 주택 공급은 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고 했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집행 등으로 신도시 광역교통망 확충 등 인프라 투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때문에 정부의 인프라 투자 자금이 다른 쪽으로 배정되면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광역교통망 확충 사업 추진이 타격을 받는다면 수도권 지역의 자산가치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외 투기과열지구 내 분양가 상한제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관리 규제도 계속될 것으로 관측됐다. 전·월세(임대차) 신고제와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도입도 빨라질 수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코로나19가 세계 경제에 타격을 준 만큼 임대사업자와 자영업자에게 영향을 주는 규제는 신중히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주택시장 침체 장기화될 수도”

총선 후에도 주택시장 약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일단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충격이 상당한 상황이다. 여기에 정부의 규제 기조도 크게 바뀌진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부동산시장을 보수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일각에선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가 재연될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며 “경기가 반등한다는 신호가 감지될 때까지 부동산 투자는 위험하다”고 말했다.

다주택자는 보유 주택을 팔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권대중 교수는 “지금은 다주택자들이 집을 어떻게 팔지 출구전략을 짜야 하는 상황”이라며 “시장에서 가격이 떨어지는 게 명확히 보이기 때문에 실수요자들도 1년 이상 기다리면서 매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최진석/장현주/정연일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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