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이던 분양시장 문이 활짝 열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국회의원 선거로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하던 건설사들이 공급 계획을 속속 확정하고 있다. 2분기 전국에서 11만 가구의 아파트가 쏟아질 전망이다.
○2분기 전국 11만 가구 분양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11만7028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9만2775)보다 26%가량 증가한 규모다. 당초 2~3월로 예정됐던 일정이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된 영향이다.
이 가운데 이달 예정 물량이 5만5411가구로 가장 많다. 이어 5월(3만6738가구)과 6월(2만4879가구) 등이다. 지역별로는 경기(3만658가구)와 인천(1만3976가구), 부산(1만3137가구), 대구(1만1804가구) 순이다. 서울은 1만379가구가 2분기 안에 분양에 들어갈 전망이다.
지난 17일 청약제도가 바뀌어 실수요자들은 주의해야 할 부분이 많다. 이날 이후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는 단지는 거주 기간이 강화된다. 종전엔 1년 이상 거주한 이들에게 우선공급 자격을 줬지만 앞으론 2년을 채워야 한다. 과천지식정보타운과 위례신도시, 하남 감일지구 등 66만㎡ 이상 대규모 택지도 해당한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거주기간을 채운 실수요자들의 경우 오히려 당첨될 수 있는 확률이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재당첨 제한도 강화돼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 현재는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의 당첨자는 지역이나 주택 면적 등에 따라 1~5년 동안 다른 주택의 재당첨이 제한됐다. 앞으론 투기과열지구와 분양가 상한제 대상 주택의 경우 10년, 조정대상지역에선 7년으로 재당첨 제한 기간이 연장된다. 이 또한 17일 이후 입주자모집공고를 내는 단지부터 적용된다.
○서울·수도권 속속 공급당장 서울에서 분양을 앞둔 단지들은 강화된 거주 기간과 재당첨 제한 기준을 적용받는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다음달 화곡동 화곡1구역을 재건축하는 ‘우장산숲 아이파크’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상 15층, 10개 동, 576가구 규모다. 이 가운데 전용면적 59~84㎡ 242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지하철 5호선 화곡역과 우장산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여의도와 광화문 등 서울 주요 업무지구 출퇴근이 편리하다. 홈플러스와 이마트, NC백화점 등 대형 쇼핑몰이 가깝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엘리니티’를 분양할 계획이다. 용두동 용두6구역을 재개발해 최고 21층 1048가구를 짓는 단지다. 전용 51~121㎡ 477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지하철 1·2호선과 우이신설선 신설동역을 끼고 있다. 용두초교와 대광중, 대광고가 가깝다. 자양동에선 롯데건설이 자양1구역을 재건축하는 ‘자양1구역 롯데캐슬’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상 35층, 6개 동, 878가구 가운데 482가구를 일반에 공급한다. 전용면적 59~101㎡로 구성됐다.
지방과 수도권에서도 대형 단지들이 속속 분양에 나선다. 부동산 디벨로퍼인 신영은 다음달 울산 동구 서부동 일대에서 ‘울산 지웰시티 자이’를 내놓는다. 현대중공업 임직원 사택 부지 약 16만㎡를 개발해 최고 37층, 2687가구 규모로 짓는 사업이다. 울산에 들어서는 아파트 가운데 20여 년 만의 최대 규모다. 전용면적 59~107㎡로 소형부터 중대형까지 갖췄다. 현대백화점과 울산대병원이 가깝다. 입주는 2023년 4월로 예정됐다.
이달엔 GS건설이 경기 화성 반월지구에서 ‘신동탄포레자이’를 분양한다. 수원 영통과 기흥, 화성 동탄신도시를 끼고 있어 주변 인프라를 이용하기 편리하다. 최고 29층, 12개 동, 전용면적 59~84㎡ 1297가구다. 일대가 규제지역에 들지 않아 당첨 6개월 뒤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 GS건설 관계자는 “분양가가 6억원 미만으로 책정될 예정”이라며 “실수요뿐 아니라 투자 목적으로도 고려해볼 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