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우주국(ESA)에 따르면 4월초 기준 북극 오존층에 160만㎢ 규모의 구멍이 뚫렸다. 이는 한반도의 8배에 달하는 규모로, 1982년 인류가 오존층 관측을 시작한 이래 북극 지역에서 발견된 구멍 가운데 가장 크다.
- 오존층 구멍은 주로 날씨가 더 추운 남극 지역에서 대규모로 생성된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이번 북극 오존층 구멍을 이례적이라고 보고 있다.
이번 오존층 구멍은 유럽연합(EU)의 지구 관찰 프로젝트인 코페르니쿠스프로그램의 위성이 처음 발견했다. 코페르니쿠스프로그램 소속 과학자들도 구멍이 너무 커서 제대로 관찰한 것인지 의심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지구의 생명체는 오존층이 있어야 살아갈 수 있다. 오존층은 지상 15~25㎞ 상공에 깔려 있으며 태양으로부터 오는 자외선을 차단해 준다. 오존층이 얇아지면 피부암과 면역체계 파괴 등이 발생한다.
인간이 만든 화학물질은 오존층을 지속적으로 파괴해 왔다. 1985년 남극에서 오존층 구멍이 처음으로 발견됐다. 대표적인 물질인 프레온가스(염화불화탄소·CFC)는 1996년 전 세계적으로 사용이 금지됐다. 소화기에 들어가는 할론 가스도 주범으로 꼽힌다.
이런 화학물질은 대기 중에 50~100년 동안 남는다. 이 때문에 지구 오존층은 21세기가 끝날때까지도 원래 상태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염소(Cl)는 산소(O) 원자 3개가 모인 오존(O3)과 결합해 일산화염소(ClO)와 산소분자(O2)로 나뉜다. 또 일산화염소(ClO)는 산소 원자(O)와 만나 염소(Cl)과 산소문자(O2)가 된다. 이렇게 염소(Cl) 원자 하나가 산소(O)와 붙었다 떨어졌다를 반복하면서 오존층을 파괴한다.
CFC는 매우 안정된 화학물질이어서 오존층이 있는 성층권까지 분해되지 않고 상승했다가 자외선을 만나 분해된다. 지상 근처의 공기를 상승시키는 '극지방 소용돌이'가 남극에서 더 자주 나타나기 때문에 오존층 구멍도 남극에서 크게 나타난다.
ESA는 지난 겨울 북극 지역의 기록적인 추위로 극지방 소용돌이가 많이 발생해 오존층 구멍도 더욱 커진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북반구에 쏟아지는 자외선 양도 예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