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티스는 눈에는 잘 안 보이고 식사 중엔 뺄 수도 있는 투명교정기 사업에 나선 국내 최초 치과학 기업입니다.”
심기봉 덴티스 대표(사진)는 13일 “임플란트 전문 업체로만 머무르려 했다면 굳이 기업공개(IPO)에 나서려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신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덴티스는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과의 합병을 통해 오는 7월 3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덴티스는 10년 넘게 임플란트업계에서 현장 영업을 뛴 심 대표가 2005년 설립했다. 심 대표는 “치의과 전문의도 아니고 영업밖에 할 줄 모르던 내가 이 사업에 뛰어든 건 ‘영업맨’으로서 시장 목소리에 귀를 더 잘 기울일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후 시장에서 꾸준히 존재감을 키운 덴티스는 지난해 매출 604억원, 영업이익 78억원을 냈다. 오스템임플란트, 덴티움 등 상장사가 주도하고 있는 국내 임플란트 시장에서 덴티스는 지난해 시장점유율 4위(15%)를 지켰다.
임플란트 사업이 지난해 덴티스 매출에서 차지한 비율은 80.0%.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덴티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림자가 없는 치의과치료용 무영등, 투명교정기, 치과용 3차원(3D)프린터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합병으로 마련하는 90억원 규모 자금 중 대부분을 여기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심 대표는 “시장이 커지는 게 눈에 보이는데 사업가라면 도전해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실적도 나오기 시작했다. 무영등 사업 실적이 지난해 매출 중 11.4%를 견인했다. 심 대표는 “인기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나오는 수술등(무영등)이 바로 우리 회사 제품”이라며 웃었다. 국내 치과 10곳 중 9곳이 덴티스의 무영등을 쓰고 있다고도 했다.
덴티스는 투명교정을 위한 치과용 소프트웨어와 투명교정기도 직접 개발해 내놓았다. 미국 업체 인비절라인이 독과점 중인 시장이다. 심 대표는 “국내에선 투명교정이 이제 시작”이라며 “편의성은 물론 심미성에서도 기존 교정기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패러다임은 순식간에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 치의료 환경에 최적화된 제품과 사후관리로 시장점유율을 넓혀가겠다”고도 했다.
덴티스와 하나금융9호 스팩의 합병가액은 1만5317원과 2000원이다. 합병비율은 1 대 7.6585이며 합병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 예정일은 다음달 11일이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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