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우리나라 토종 약용자원으로 인기가 높은 산겨릅나무의 엽록체 DNA 유전자 지도를 세계 최초로 해독했다고 9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에서 산겨릅나무의 엽록체 DNA는 총 128개의 유전자로 구성돼 있고 전체 길이는 15만6435 bp(베이스페어, 유전자를 구성하는 DNA의 길이를 나타내는 단위)인 것으로 밝혀졌다.
해독한 엽록체 DNA의 유전자지도는 산겨릅나무의 식물학적 진화 과정과 광합성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며, 국제 학술지인 ‘미토콘드리얼 DNA’에 게재됐다.
산겨릅나무(학명 Acer tegmentosum)는 단풍나무과 단풍나무속에 속하는 낙엽성의 키 큰 나무로, 우리나라에는 중?북부 지역의 높은 산에서 자란다.
이 나무는 흔히 ‘벌나무’, ‘산청목’ 등의 이름으로 잘 알려진 우리나라 토종 약용자원이다.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이 나무의 수피와 잎, 가지에는 지방간, 간염, 간암 등에 효능이 있는 성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무분별한 불법 채취도 발생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산겨릅나무 개체를 식별할 수 있는 DNA 지문을 개발하면 산겨릅나무의 무분별한 채취를 방지하기 위한 추적기술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산림과학원 측은 기대했다.
홍경낙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정보연구과장은 “유전자 지도를 통해 산겨릅나무의 보존은 물론, 생명 산업의 소재로서 생물 주권의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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