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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호남 '텃밭의 반란' 이번엔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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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대구·경북(TK) 지역에서, 미래통합당은 호남에서 4·15 총선 당선자를 한 명도 내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4년 전 ‘텃밭의 반란’을 일으키면서 지역주의에 균열을 냈던 여야 후보들도 이번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조국 사태’ 등을 거치며 정치가 양극화된 데다 각 정당이 고질적인 지역주의를 극복할 인물 발굴에 소홀했던 탓에 영호남 지역주의가 공고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열세 지역 당선자 ‘0명’ 가능성

6일 통합당에 따르면 호남 28개 지역구 중 통합당이 우세 지역으로 판단하고 있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통합당은 28곳 중 12곳에 후보를 냈지만 지역구 여론조사 지지율이 1~3%대를 기록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에 통합당으로 출마한 천하람 후보는 1.9%, 전북 전주을에 출마한 이수진 후보는 3.2% 지지를 받는 데 그쳤다.

이 두 지역구는 2016년 총선에서 이정현 무소속 의원(순천)과 정운천 미래한국당 의원(전주을)이 당선되면서 보수세력이 깃발을 꽂았던 곳이다. 하지만 이번엔 정 의원이 비례대표로, 이 의원은 서울 영등포을에 나서면서 해당 지역구는 범(汎)여권에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통합당 관계자는 “공천 초반만 하더라도 호남에서 의석을 얻겠다는 목표가 있었지만 이젠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했다. 당초 통합당은 중진인 김무성 의원의 호남 출마 카드로 ‘바람’을 일으켜보겠다는 계획도 세웠지만 김 의원 차출도 결국 불발됐다.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영남 지역에 도전하는 민주당 후보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TK 지역 민주당 현역인 김부겸(대구 수성갑), 홍의락(대구 북구을)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통합당 후보에 밀리는 등 당선이 불투명하다. 민주당은 영남 65개 지역구 중 우세 지역을 ‘0곳’으로 분류하고 있다. 부산·경남(PK)을 중심으로 7곳만 ‘경합 우세’로 봤다. 지역에서 꾸준하게 활동한 인물들을 대거 영남권 후보로 내세웠지만, 이 지역의 강한 통합당 지지세에 밀려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PK에서 8석, TK에서 1석(김부겸 의원)을 20대 총선에서 확보한 뒤 보궐선거를 통해 추가 의석을 얻어 지역주의에 균열을 냈던 것과는 달라진 양상이다.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본부장은 “현재로선 영남권 의석수가 4년 전보다 약간 감소할 위험이 있다”고 했다. 통합당은 TK(25석)에선 전 지역구 탈환, PK(40석)에선 35석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안 정당·인물 없다는 비판도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등으로 각 진영의 지지층이 결집하며 나타난 정치 양극화 추세가 총선 지형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대 총선 때는 국민의당 등장과 ‘스타 후보’ 등으로 지역주의가 일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 총선에선 대안 정당이나 인물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각 정당이 전국적인 지지층 확보를 위해 노력하기보다 ‘집토끼’ 전략에만 집중하면서 열세 지역을 포기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통합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번 총선은 지역주의 타파라는 키워드보다는 정권 심판과 정권 수호라는 프레임으로 치르는 것”이라며 “분산보다는 결집시키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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