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한국 등 각국 정부가 추진하는 현금 지원이 아니라 치료·방역에 집중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세계적 경제학자인 로버트 배로 미국 하버드대 교수(사진)는 2일 한국경제TV와 한경미디어그룹이 연 ‘제12회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에 참석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야말로 위기 경제의 특효약”이라고 말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청중 없이 대담으로만 진행됐으며 한경TV와 유튜브(한경TV)로 중계됐다.
배로 교수는 “코로나19 사태 후 세계에서 무역 거래가 중단되는 등 공급 충격이 닥쳤는데 각국 정부는 돈풀기 등 극단적인 재정 자극제에 매달리고 있다”며 “의료 서비스와 장비를 확대하고 질병 퇴치 방안을 찾는 데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막대한 국가 재정 지출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은 한 번 발생하면 되돌리기 어렵다는 점에서 조만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될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배로 교수는 “코로나19 위기가 제어되는 모습이 나타난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은 매우 빠르고 강하게 반등할 것”이라며 “한국과 중국이 (감염자 확산의) 고비를 넘긴 것은 긍정적인 징후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경제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소득주도성장 등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 정책 때문에 활력을 잃은 상태였다”며 “한국이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싶다면 생산성을 높이는 데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한국이 짧은 기간에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했던 건 자유무역 덕분인데 지금 쏟아지는 정책은 너무 간섭적”이라고 지적했다.
배로 교수는 1918년 스페인독감이 세계 주요 43개국의 국내총생산(GDP)을 6% 떨어뜨렸고, 코로나19 역시 비슷한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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