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에서 소믈리에로 일하다가 별안간 직장과 가정을 잃고 거리로 나앉은 뒤 3년 반 동안 노숙하며 겪은 일상을 기록했다. 추위와 배고픔보다 저자를 힘들게 한 건 굴욕이었다. 경찰에게 물벼락을 맞거나 걷어차이기 일쑤였다. 하지만 그는 품위를 지키려 했다.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실패한 삶을 보여주기 싫어 새벽 5시에 일어나고, 청결을 유지하려 새 옷을 배낭에 넣어 다녔다. 언젠가 사회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믿었다. 저자는 “정작 국가가 사회로 돌아가려는 노숙자들을 내친다”며 “벤치에 눕지 못하게 가로대를 설치하고, 공공시설에 철책을 세워 노숙인들을 사회 밖으로 밀어내는 것은 낡은 정책”이라고 지적한다. (김영사, 284쪽, 1만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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