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01일(17:3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구조조정 분야의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나종전 전 유암코 기업구조조정본부장(사진)이 오퍼스프라이빗에쿼티(오퍼스PE)의 '운영부문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최근까지 유암코가 관리하던 기업인 제지업체 세하 부사장을 맡고 있던 나 대표는 1일부터 오퍼스PE에서 근무를 시작한다. 구조조정 펀드 분야에서 뛰어난 실적을 보여 온 오퍼스PE가 나 대표의 영입으로 한층 전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나 대표는 우리은행 출신으로 외환위기 때부터 지금까지 약 20여년을 구조조정 업무에 매진해 온 베테랑이다. 1998년 우리은행의 여신심사부에서 삼성계열 구조조정 업무를 하기 시작했으며 외환위기 과정에서 이성규 전 유암코 사장과 호흡을 맞춰 5대 계열(그룹사) 빅딜 및 대기업 워크아웃 진행 등을 맡았다. 현재 한국의 워크아웃 제도의 근간이 되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 제정 작업부터 참여했다.
2008년 금융위기의 여파로 건설사 및 조선사 구조조정이 활발해지자 그의 역할도 커졌다. 당시 대우그룹의 파산을 진행하고, 대우건설 현대건설 하이닉스반도체 매각 등이 그의 손을 거쳤다. 여타 건설사 및 조선사 워크아웃 과정에도 참여했다. 김정호 오퍼스PE 대표는 외환위기 당시 삼일회계법인에서 회계사로 일하다 우리은행 기업개선부 심사역으로 이동했는데, 이때 나 대표와 함께 일하며 현재까지 인연을 이어오게 됐다고 오퍼스PE는 설명했다.
우리은행에서 기업개선부장까지 지낸 뒤 2015년 11월 유암코로 둥지를 옮겨 초대 기업구조조정 본부장을 지냈다. 외환위기 때부터 함께 해 온 이성규 사장이 그를 불러들였다. 그의 영입을 계기로 유암코는 채권단이 보유하던 부실채권(NPL) 처리 회사에서 본격적인 시장친화적 기업구조조정 기관으로 거듭났다.
본부장으로 재직하던 동안 5050억원(7건)에 달하는 프로젝트 펀드 투자, 2650억원(4건)어치 블라인드 펀드 조성 등의 실적을 냈다. 2018년에 백판지 회사인 세하로 옮겨 전략 및 재무담당 부사장으로 일했다. 매물로 나온 세하는 최근 한국제지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현재 오퍼스PE가 운용하는 자산 규모는 약 5126억원에 달한다. 작년 NH투자증권과 함께 결성한 NH오퍼스 기업재무안정PEF가 3061억원 규모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작년 4월과 11월에 각각 2040억원(1호)과 1021억원(2호) 규모로 병행 조성된 펀드다. 1호는 한국성장금융의 기업구조혁신펀드, 2호는 국민연금의 스페셜시추에이션앤드디스트레스드(SS&D) 운용사로 선정되면서 결성됐다.
오퍼스PE는 지난해 모베이스전자에 전환사채(CB) 200억원, 홍인화학에 보통주 및 회사채로 175억원, 교육용콘텐츠업체 창의와탐구에 보통주 120억원을 각각 투자했다. 또 출판사 박문각에 CB로 150억원어치를 투자했다가 반년만에 우수한 성과를 내고 회수했다.
오퍼스PE는 지금까지는 구조조정 부문에 주력했으나 우수한 인력을 확보한 만큼 향후 바이아웃 부문에도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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