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1700선에서 ‘동학개미’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닷새 동안 2조5000억원어치 넘게 순매수하면서 반등장을 주도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뿐 아니라 코스닥시장으로도 뭉칫돈이 유입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지수가 단숨에 1750선을 회복함에 따라 단기 고점을 놓고 전문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31일 2.19% 오른 1754.64로 마감했다. 지난 25일 1700선을 넘어선 뒤 주춤거렸다가 상승 반전했다. 코스닥지수는 이날 4.97% 급등한 569.97로 거래를 마치며 엿새 연속 급등세를 이어갔다.
개인투자자 주도 장세는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이날 개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870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닷새 동안 연속 매수 우위를 보이면서 이 기간 1조9000억원어치 넘게 사들였다. 코스닥시장으로 뛰어든 개인들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날 1880억원을 포함해 닷새 동안 6000억원어치 넘게 순매수했다. 동학개미들이 코스피지수를 1400선에서 1750선으로 단숨에 끌어올린 모양새다.
다만 반등 곡선이 가팔라 주가 전망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 추세를 봤을 때 조만간 다시 미끄러질 것이라는 전망과 유례없는 개인 유동성 장세를 바탕으로 반등이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맞서는 양상이다.
실물 경기 위축이 가장 크게 우려되는 부분이다. 3월 셋째 주 미국 실업자 수는 한 주 전보다 328만 명 늘어난 906만 명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3.5%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 4분기(-8.4%)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정점을 찍거나 경기 및 기업 실적이 회복할 것이란 단서를 발견하기 전까지 주식시장의 국면 전환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완만한 회복장이 전개될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실물 우려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고 주가는 저점을 다졌다고 본다”며 “4월에 코로나19가 정점을 찍고 완화하는 흐름을 보인다면 주가 회복세가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월에 유동성이 공급되면 주요 기관들이 다시 매수세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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