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서린 기자] 맡는 배역마다 완벽한 변신을 보여준 김성규가 더 강렬하게 돌아왔다. 한층 더 성장한 연기력과 김성규가 가진 독보적인 개성은 ‘킹덤2’에서도 빛났다.
3월24일 넷플릭스(Netflix)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2(극본 김은희, 연출 김성훈 박인제)’의 배우 김성규와 작품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인터뷰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온라인 화상 채팅으로 진행됐다.
‘킹덤2’는 죽은 자들이 살아나 생지옥이 된 위기의 조선, 왕권을 탐하는 일가의 탐욕과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되어버린 왕세자 이창(주지훈)의 피의 사투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지난해 1월 처음 공개된 ‘킹덤’에서 김성규는 영신 역을 통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몸을 내던지는 듯한 액션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던 그는 ‘킹덤2’에서도 남다른 활약을 펼치며 다양한 명장면을 탄생시켰다. 고생 끝에 완성된 ‘킹덤2’에 김성규는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저도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다 봤는데 일단은 보면서 신기했어요. 저희가 대본을 받고 보면서 느낀 것들, 찍으면서 이 장면은 정말 힘들다 쉽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고생한 신들이 고스란히 보이기도 하고 어떤 감정들이 화면에 잘 담겨서 너무 만족스러웠어요. 제 연기나 이런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너무 잘 나와서 아주 만족하면서 봤어요.”
영신은 등장인물 중 조학주(류승룡) 만큼이나 많은 비밀에 쌓여 있던 캐릭터였다. 특히 조학주에게 복수를 해야하는 이유와 숨겨진 그의 과거가 이번 시즌에서 드러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영신의 과거보다는 ‘킹덤2’의 중심 스토리인 조학주와 안현대감, 그리고 생사초의 관계성에 대한 이야기가 그려졌다. 김성규는 이런 스토리 전개에 대한 아쉬움보다 오히려 자신의 연기에 대한 아쉬움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영신 혼자만 갖고 있는 떡밥, 비밀도 있었지만 중심이야기와 연관된 안현대감과 조학주의 과거, 그런 것들이 있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다만 이 전체 이야기의 중심이야기가 더 중요했고 그렇기 때문에 영신의 직접적인 사명보다 뉘앙스 같은 걸 작가님께서 놓치지 않고 써주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제 연기에는 아쉬움이 남아요. 조금 더 다르게 보여줄 수 있는 표현을 했었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김성규가 연기한 영신은 시즌1에서 생사역이 질병처럼 퍼지게 된 사건의 주범이다. 지율헌 사람들을 위해 한 행동이 오히려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만들게 됐다. 이에 ‘킹덤’을 본 시청자들은 영신이 목숨을 걸고 생사역과 맞서는 것이 죄책감에서 비롯된 행동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김성규는 시즌1에서 이런 영신의 입장을 이해하고 연기했다면 시즌2에서는 영신의 선택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시즌1에서 영신의 대사나 꼼꼼하게 보신 분들은 아실 수도 있겠지만 죄책감이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사람이 사는게 더 중요하기 때문에 사람이 죽게 할 수는 없는 행동을 했다고 이해를 하고 시즌1에서 연기를 했어요. 역병이 번지는 사건의 주범이기 때문에 그 죄책감 때문에 더 누구보다 처절하게 싸우고 창을 따라서 역병을 막으려고 애쓰는 거라고 생각해요. 영신도 피해자고 가족을 잃은 사람이기 때문에 아주 평범한 백성으로서 복수의 대상이 정리가 됐을 때 돌아갈 곳이 없는 입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게 창을 따라 가는 것이라 생각하면서 연기했어요. 단순히 하나의 이유가 아닌 여러 동기들이 맞물려 있는 것들을 표현하고 싶었고 최대한 복잡한 감정을 가진 상태로 연기했는데 더 표현되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어요.”
생사역에 맞서는 무리를 이끄는 건 이창이었지만 액션에서 가장 큰 활약을 펼친 건 영신이 아닐까. 늘 앞장서며 총으로 생사역의 머리를 쏘고 누구보다도 빠른 달리기와 날렵하게 단검을 휘두르는 등 온몸을 내던지는 김성규의 액션은 영신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액션에도 부족함을 느꼈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저는 지금도 종종 저는 답답할 때 시즌1에서 영신이 달렸던 영상을 보곤 해요. 기간으로 따지면 얼마 안됐지만 저 때 정말 열심히 했구나 하면서 초심을 잡아요. 감독님께서 영신이 갖고있는 개성을 잘 살려서 연출해주셔서 감사하죠. 다만 여러 인물이 함께 싸우는 장면이 많다 보니 시즌1처럼 좀 더 처절하게 표현을 액션을 했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은 있어요. 액션이 잘 나온 것 같아 개인적인 만족도는 굉장히 높아요.”
보기만 해도 위태롭고 거친 액션을 소화한 김성규는 ‘킹덤2’를 촬영하는 동안 알아서 체력관리가 됐다며 비하인드를 밝혔다. 촬영 후에는 늘 주지훈과 함께 몇 시간씩 걸었다고 언급하며 끝까지 모든 촬영을 소화할 수 있었던 비결을 말했다.
“액션이 거칠다 보니 작은 상처는 있었지만 응급팀이 상주해 있어서 그때그때 치료했어요. 체력 관리는 자동적으로 된 것 같아요. 지방 촬영을 하게 되면 한 곳에서 며칠씩 있었기 때문에 촬영이 끝나면 주지훈 선배님께서 몇 시에 어디에서 보자고 얘기하시면 만나서 같이 걸었어요. 잠깐이 아니고 두 시간 이상씩 걷고 보양이 될 수 있는 건강한 음식을 섭취해서 그 힘으로 매일매일 촬영을 했던 것 같아요. 자동적으로 체력관리를 하며 촬영했어요.”
장면마다 진심을 다하고 임한 김성규는 기억에 남는 명장면으로 저수지 액션을 꼽았다. 이창을 따르는 영신과 조범팔(전석호), 어영대장 민치록(박병은) 등 동료들과 그들을 쫓는 생사역 무리에 맞서는 해당 장면은 실제로 많은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고생 끝에 만들어낸 장면이었다.
“아무래도 개인이 나온 장면이 아닌 함께 나온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저수지 액션이요. 다 물에 빠지고 다시 나오는 장면들이 개인적으로는 여러 인물들의 감정이나 목적들이 결국 액션과 함께 침몰하고 살아남는 장면인데 저한테는 찍기 전에 상상했을 때도 처절하고 굉장한 장면이 될 것 같았거든요. 보고 나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에요.”
‘킹덤2’는 시즌1 보다 커진 스케일 외에도 여러 등장인물이 희생되는 전개로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런 와중에 시즌2에서도 아슬아슬하게 살아남은 영신에 대해 김성규는 “어떻게 죽게 될까 생각했다”고 말하며 앞으로도 살고 싶다고 솔직한 면모를 드러냈다.
“저는 시즌2에 만약에 대본을 받기 전에 죽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안현대감과 조학주에 대한 복수가 남아있었고 어떤 과정인지 몰랐기 때문에 어떻게 죽게 될까도 생각했고 대본 보면서는 그 생각이 조금 사라졌어요. 이왕 이렇게 된 거 지금은 아주 단순하게 말씀드리면 살고 싶어요. 근데 또 영신이 갖고있는 성격을 생각했을 때는 가만히 있는 친구가 아니기 때문에 위태로울 것 같아요. 만약 그렇다면 의미있는 죽음을 맞이한다면 좋을 것 같지만 살고 싶습니다.”
앞서 ‘킹덤2’를 집필한 김은희 작가는 영신의 과거를 다루고 싶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성규 또한 시즌1부터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착호군 시절 영신의 모습이나 공개되지 않은 과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작가님이 영신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다고 하신 걸 봤어요. 저도 작가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과거에 착호군이 되어서 버티는 시간들, 버티는 감정들, 영신이라는 인물이 갖고 있는 전투력, 처절한 액션을 할 수 있는 힘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가 담겨도 좋을 것 같아요. 아니면 아예 과거 이야기를 푸는 것보다 창 일행과 영신이 할 수 있는 몫을 해서 함께 하는 것도 재밌을 것 같고요. 착호군이었다는 영신의 의미심장한 비장함이 과거가 아니더라도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김성규는 벌써 2년째 ‘킹덤’과 함께 하고 있다. 특히 시즌1에 이어 시즌2까지 함께한 배우들과 스태프들 간의 호흡에 대해 사적으로도 가깝게 지낸 것이 연기에서도 묻어나는 것 같다며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호흡은 당연히 너무 좋았어요. 이번에 시즌2 찍으면서 조금 더 편해진 것도 있어요. 시즌1, 2를 오랜 기간 같은 작품을 같은 역할로 만나 사적으로도 잘 알고 지내고 그러다 보니 이 만남에서 오는 관계나 케미가 작품에도 묻어난다는 느낌이에요. 실제로도 주지훈 선배님이 저희를 잘 리드해 주시고 전석호 선배님은 너무 재미있게 편안하게 해주는 매력이 있고 배두나 선배는 아주 순수하고 선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챙기고 엉뚱한 매력도 있고, 저는 그저 선배님들을 묵묵히 따라가는 것들이 작품에 고스란히 영향을 준 것 같아 그런 호흡들이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실제로 관계가 좋으면 영향을 받는구나 하는 생각을 한 것 같아요.”
김성규는 ‘킹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작품에 처음 임할 때는 인간적으로 부담과 고민을 느꼈다면 한층 더 여유가 생긴 시즌2는 그가 배우로서 성장하고 좋은 경험과 배움을 얻을 수 있었던 현장이었다.
“시즌1에서는 인간적으로 가졌던 고민이 있었다면 시즌2에서는 배우로서 공부가 된 지점이 있는 것 같아요. 사람으로서 이런 큰 작업을 한다는 부담이 없어지고 나니 장면들을 연기해 가는 걸 보며 많이 배웠어요. 저희 작품에 나오신 많은 선배님들의 다 다른 매력과 성격은 어떤 과정을 겪고 지금의 모습이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지금이 그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계산하고 따지기보다 배우 김성규라는 사람은 ‘한 작품 한 작품을 충실히 해야겠구나’라는 근본적인 배움을 얻은 것 같아요. 배우로서 많은 걸 보고 배울 수밖에 없는 현장이었어요.”
김성규는 2019년 ‘킹덤’과 영화 ‘악인전’, 2020년에는 ‘킹덤2’와 드라마 ‘반의반’까지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앞으로의 연기와 활동이 더욱 기대되는 그는 대중들에게 보여지고 싶은 모습에 대해 ‘색깔이 있는 배우’라고 말한다.
“작품을 연달아서 할 수 있는 것도 감사하고 한편으로는 부담도 있었어요. 지금은 전에 한번 궁금한 배우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지금은 색깔 있는 배우가 되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그 색깔이 하나가 아닌 저만이 보여드릴 수 있는, 김성규가 갖고 있는 색깔이 제가 하는 연기에 묻어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색깔이 있는 배우로 보이고 싶어요.”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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