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가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규모 5.4 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흥해 지역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도시재생 사업에 들어간다.
시는 2023년까지 국비와 도비, 시비 등 2257억원을 들여 북구 흥해읍 일대 공동주택을 허물고 주거단지와 체육·문화시설 등을 건립하는 등 ‘지진피해지역 특별재생사업’에 나선다고 26일 발표했다.
시는 삶터 회복과 치유를 통한 주거 안정 및 희망공동체, 교육과 체험을 함께하는 스마트 방재도시, 활력이 넘치는 문화공간 등의 조성을 통해 곳곳에 지진 상처가 남아 있는 흥해읍을 재난에서 가장 안전한 스마트 방재도시로 조성한다는 목표다.
시는 지난 24일 대성아파트를 시작으로 지진으로 완전히 파손된 공동주택 5개 단지 12개 동 433가구와 상가 1개 동 철거에 들어갔다. 대성아파트(260가구)와 부속 상가 1개 동, 경림뉴소망타운(90가구), 대웅파크맨션2차(70가구), 해원빌라(7가구), 대웅빌라(6가구) 등이다.
대성아파트와 경림뉴소망타운 등은 포항 지진으로 지하층 기둥 파손, 벽면 균열 등의 큰 피해가 났다. 대성아파트를 철거한 자리에는 687억원을 들여 공공도서관, 시립어린이집, 장난감 도서관, 키즈카페 등 읍·면 지역 문화·복지의 중심 역할을 할 행복도시 어울림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
경림뉴소망타운 부지에는 117억원을 들여 실내체육관을 건립해 평상 시에는 스포츠 체육시설로, 재난 시에는 재난구호 거점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대웅파크맨션2차 터에는 209억원을 들여 수영장, 도서관, 돌봄센터 등을 갖춘 국민체육센터와 생활문화센터 등을 결합해 노인·청소년 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복합 커뮤니티센터가 들어선다.
시는 피해가 큰 주택과 아파트단지 가운데 사업성이 있는 곳은 민자를 유치해 재개발·재건축, 도시기반시설 확충 등의 도시재생 뉴딜사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시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융합해 지진이나 화재, 폭발사고 등 각종 재난사고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면서 사전 예지하는 스마트 방재도시 시스템 구축에도 나선다. 어린이공원과 공터, 교육시설 등에 들어서는 재난대피소에는 에너지저장장치와 긴급 대피로, 안내표지판, 온·오프 라인을 연계한 모바일 플랫폼을 구축한다. 시는 흥해시장을 연계한 소상공인 특화거리 조성과 흥해읍성 복원, 플리마켓, 청·장년 창업공간 조성 등 침체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사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난 2년간 포항은 지진 후유증으로 인구 감소, 부동산 침체, 소비 부진 등 총체적 위기에 빠졌다”며 “조속한 피해지역 복구와 도시재생 등을 통해 포항을 지진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