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바다에 분포하는 해양어류 742종을 사진과 설명을 곁들여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일반인도 어류를 알고 보고 환경을 보호하며 국가 어류자산을 늘려가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최근 어류도감 《한반도와 바다물고기》를 발간한 김진구 부경대 자원생물학과 교수(사진)는 2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541쪽에 이르는 이 책은 김 교수 연구팀이 1999년부터 2019년까지 21년간 우리나라 전 해역에서 직접 채집하거나 다른 기관의 협조로 수집한 해양어류 742종의 생물정보를 총망라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근해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해양어류 1000여 종 가운데 희귀종이나 소형 어류를 제외한 거의 모든 해양어류를 이 책에 실었다”며 “1993년과 2014년 각각 발효된 ‘생물다양성협약’과 ‘나고야 의정서’에 대비한 어류정보집으로 우리나라 해양어류의 자산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가 소장을 맡고 있는 부경대 해양어류자원 기탁등록보존기관은 2014년부터 해양수산부의 ‘해양생명공학기술개발사업’ 일환으로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의 협조를 받아 연구를 진행해 이 책을 제작했다. 김 교수는 “이 책 발간으로 한국의 어류 주권을 주장할 근거를 마련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이 책은 해양어류 사진과 함께 분류체계, 형태 특징, 서식처, 최대 크기, 분포 지도를 실어 어류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김 교수는 “각 어류의 한국어·영어·중국어·일어명과 지역명은 물론 북한명까지 밝힌 점이 특징”이라며 “산갈치의 북한명은 칼치아재비, 참홍어와 흰배환도상어는 각각 눈간쟁이와 긴꼬리여우상어”라고 소개했다. 북한 자료들도 참고해 어류들이 남북한에 걸쳐 분포하는 위치도 함께 실었다.
아울러 각 어류의 자원 상태 정보도 소개했다. 참복은 멸종위기 심각(CR), 고래상어는 멸종위기 우려(EN), 참다랑어는 멸종위기 취약(VU), 흰가오리는 준위협(NT), 전어와 밴댕이는 관심 대상(LC)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김 교수는 “고래상어는 멸종위기 우려종임에도 버젓이 수산시장에서 팔리고 있다”며 “어종을 알아보고 보호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 책은 일반인이 어류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책의 앞부분에 어류의 진화, 분류, 체형, 감각기관 등 어류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과 해역별 대표 어류, 연구팀의 생생한 발굴 현장 등도 수록했다.
김 교수는 2011년 《난·자치어 분류기술서》, 2018년 《우리바다 어린물고기》에 이어 이번엔 성어(成魚) 도감을 펴냈다. 그는 “한국에 서식하는데도 기록되지 않은 희귀종 250종도 조사해 알에서 성어에 이르는 한국 어종의 모든 것을 담은 도감을 발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바다 수온이 1도 이상 상승해 도도바리돔, 보라색가오리 등 아열대 어종이 늘어나는 반면 명태 등 차가운 물에 사는 냉수성 어종은 줄어들고 있다”며 “환경 변화에 따른 어종 변화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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