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등 여성을 상대로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n번방'의 피해자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심적 고통을 호소하며 가해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피해자가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말도 했다.
피해자 A씨는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중학생이던 2018년 조주빈(25)씨로부터 성 착취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인터뷰에서 "당시 SNS에서 만난 조씨가 수백만 원의 고액 아르바이트를 제시하며 접근했다"며 "그때 생활비가 부족해 일할 곳을 찾다가 스폰 알바 제의가 들어왔고, 월 400만원 정도 준다고 관심 있으면 연락달라 했다. 얘기를 좀 나누다가 텔레그램 애플리케이션으로 이동했다"며 조주빈과의 접촉 과정을 설명했다.
이후 조씨는 A씨에게 '돈을 보내주겠다', '휴대폰을 선물해주겠다'며 A씨로부터 주소와 전화번호, 계좌번호 등 개인 정보를 받아냈고, 이를 이용해 A씨를 협박해 나체 사진 등을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미 내 얼굴과 목소리, 개인 정보가 조씨에게 다 있는 상태라 협박을 할까 봐 (요구를 따랐다)"라며 "40개가 넘는 영상을 촬영해 조씨에게 넘겼다"고 증언했다.
이어 "마음의 상처가 너무 커 그때부터 잠을 아예 못 잤다"며 "만약 내 영상이 내일 아침 SNS에 퍼져있으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에 너무 겁이 났다"고 말했다.
A씨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현재까지 확인된 것보다 훨씬 많은 미성년자 피해자가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A씨는 "채팅 어플에 스폰 알바 구한다는 글이 엄청 많이 올라온다. 과연 74명만 걸려들었을까"라며 "제일 충격적이었던 것은 10살짜리 애한테 몸 사진을 보내주면 5만원짜리 기프티콘을 주겠다는 것이었다"고 언급했다.
조씨가 한 방송사에 의해 신상이 공개된 것에 대해 "보면서 정말 손이 떨렸다"며 "앞에서는 선량한 척하면서 뒤에서는 미성년자 포르노를 공개한다고 협박하는게 정말 화나고 미칠 것 같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피해 여성들을 향해 "이제서야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데 용기를 안 내면 다시 가라앉을 수 있다"며 "가해자들이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게 용기를 내달라. 이제 그만 힘들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