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다시 폭등(원화 약세)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20원 오른 1266.5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18.4원 오른 1265.0원에 출발한 뒤 빠르게 상승폭을 확대, 장중 1282.5원까지 급등했다. 지난주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체결됐던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효과가 하루 만에 사라진 셈이다.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40원 폭등했으나 한국은행이 미국 중앙은행(Fed)과 6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상승분을 반납해, 1240원대로 되돌린 바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금융시장 불안이 다시 커진 점이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디플레이션(경기침체+물가하락) 우려가 커지면서 대표적 안전자산인 달러화가 초강세를 보이자 원·달러 환율이 상승폭을 확대한 것이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소식이 외환시장에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지금은 정책적인 효과보다는 바이러스 확산세가 진정되는 것이 외환시장 불안을 잠재우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팔라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했다"며 "당분간 원·달러 환율은 계속 상승 우위를 보이며 지금과 같은 변동성 장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 폭등과 함께 이날 국내 증시는 급락했다.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5.34%, 5.12% 하락해 장을 마쳤다. 양 지수가 동반 폭락하며 장중 매도 사이드카가 동시 발동되기도 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