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미국과 유럽에서 당분과 식료품 등 생활필수품과 의약품만 판매·배송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생필품과 의약품 배달 수요가 급증해 이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1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날부터 다음달 5일까지 미국과 유럽 물류창고에 생필품과 의약품만 입고하기로 했다. 식료품, 유아용품, 건강·가정용품, 산업·과학관련 용품, 애완동물용품, 의료용품 등이다.
아마존은 이같은 원칙을 자사 소매 제품과 아마존 플랫폼을 이용하는 외부 판매업체들에 모두 적용한다. 아마존 측은 “온라인 주문이 폭증함에 따라 배송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아마존은 코로나19 여파로 배달 주문이 늘어 직원 10만 명을 추가 고용한다고 발표했다.
아마존이 외부 판매업체들의 비필수재 판매를 아예 막는 것은 아니다. 아마존의 당일배송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등 아마존 자체 배송망에서만 제외한다. 이미 물류창고에 입고된 제품은 정상 배송을 할 계획이다. 이외 제품에 대해선 외부 판매업체가 알아서 창고를 찾아 선적하고 배송해야 한다.
주요 외신들은 이번 조치로 외부 판매업체들이 배송에 상당한 차질을 겪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아마존이 자체 배송망 비중을 크게 늘려 외부 업체들의 아마존 배송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아마존에 따르면 작년 제3자 판매자가 아마존 프라임을 통해 배송한 제품은 7억 달러(약 9009억원) 어치에 달한다.
일각에선 코로나19가 더 확산될 경우 아마존 자체 배송망도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매체 아틀란틱에 따르면 뉴욕 퀸즈의 아마존 물류창고 직원 한 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미국 아마존 창고 직원 중 확진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마존은 “확진자가 나온 물류창고를 방역하기 위해 일시 폐쇄하고, 다른 직원들은 전원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아마존 물류창고 근로자 1500여명은 확진자가 발생한 창고 전면 폐쇄, 코로나19 위험 부담금 지급 등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냈다. 아틀란틱은 “아마존의 60만 근로자 중 대부분이 물류창고 근로자”라며 “창고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배송망을 통해 코로나19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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