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서울 강남구을 공천 취소통보를 받은 최홍 전 ING 자산운용 대표가 "최고위 결정은 당헌당규를 명백히 위반한 비민주적인 불법행위"라고 주장했다.
최 전 대표는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공관위 공천과 재심 과정은 당헌당규에 따라 합법적인 것이다. 정당한 공관위 결정을 억지로 중대한 결격사유가 있는 양 만들어 공관위를 무시하고 무고한 개인 권리와 명예를 짓밟았다"면서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최 전 대표의 공천 취소 결정은 금융 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대표는 ING자산운용(맥쿼리투자자산운용의 전신) 대표 재직 당시 직원의 채권 파킹거래 등으로 2014년 12월 금융감독원의 제재가 확정되자 대표직을 내려놓은 바 있다.
최 전 대표는 "2014년 당시 채권운용 임원 잘못으로 금융당국 징계를 받았다"며 "제게도 경영자로서 관리 책임을 물어 징계를 내렸지만 개인 비리나 어떤 범법행위로 인한 것이 전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 이게 진정 중요한 결격 사유에 해당된다고 보나. 그런 사유 있었다면 검찰소환 조사가 안 된 것이 가능하다고 보나"라며 "최고위에도 묻고 싶다. 중대 결격 사유의 기준은 마련하고 있나"라고 했다.
최 전 대표는 "저는 두 번의 엄격한 검증과정을 이미 거쳤다"며 "최고위는 이제와서 공관위 결정을 무시하고 공관위와 정반대 결정을 내린다. 최고위 번복은 불법적이고 전례없는 월권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정치 수준을 다시 한 번 뼈저리게 느꼈다"며 "절차와 공정성, 합법성이 무시되는 결정이 일어났다. 이렇게 수준 낮은 정치행위가 이뤄지니 국민들이 정치를 불신하고 혐오하는 것"이라고 했다.
최 전 대표는 입장문 발표 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상상조차 못한 일이다. 충격에 빠졌다"면서도 무소속 출마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최 전 대표는 "공천 취소가 바로 잡힐 수 있도록 먼저 노력해 보겠다. 무소속 출마는 그 이후 문제"라고 했다.
한편 최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열었으나, 이 회견이 진행되는 중에 공천 취소 의결이 이뤄졌다.
당초 통합당에서는 김형오 전 공관위원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최 후보가 당의 우세지역인 서울강남을에 단수공천을 받자 사천이라는 비판이 나왔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공관위가 의결한 공천 결정 내용을 당 최고위가 무효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