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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5억명 이동 멈췄다…트럼프, 한국식 '드라이브 스루' 전격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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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유럽과 미국이 멈춰 섰다. 각국은 국민 이동제한, 국경봉쇄, 외국인 입국제한, 대규모 행사 금지 등 극약처방을 쏟아내고 있다. 유럽에선 5억1000만 명 대부분의 발이 묶였다. 그동안 코로나19를 계절성 독감 정도로 치부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총력전에 돌입했다.

‘제2의 이탈리아’로 여겨지는 스페인은 14일(현지시간) 2주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전국 봉쇄를 내렸다. 음식과 약 구매, 통근, 은행에 가는 것, 간병 등의 목적을 제외한 전 국민 4600만 명의 이동을 제한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상상황 대처를 위해 군대까지 대기시켰다. 계엄에 준하는 것이다. 이날 현재 스페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6000명을 넘어섰다. 유럽에서 이탈리아(2만1157명) 다음이다.

총 4481명의 확진자가 나온 프랑스도 대부분의 상점 문을 닫고 100명 이상 모이는 행사를 전면 금지했다. 파리의 대표적 명소인 루브르박물관과 에펠탑도 무기한 폐쇄됐다.

영국은 올 5월 7일 예정됐던 잉글랜드 지방선거를 1년간 연기하기로 했다.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십리그 등 모든 프로축구 경기도 다음달 3일까지 전면 중단됐다. 엘리자베스 여왕도 다음주 예정된 지방 일정을 취소했다.

감염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 독일에선 휴교령이 확대되고 있다. 베를린과 바이에른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등 연방 16개 주 중 12개 주가 학교와 유치원, 어린이집 문을 당분간 닫기로 했다. 베를린에서는 대부분의 극장과 콘서트홀, 박물관 운영이 중단됐고 다음달 25일 예정됐던 집권 기독민주당의 당대표 선출 전당대회도 연기됐다.

덴마크는 이날부터 한 달간 국경을 봉쇄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은 “전시 외에는 전례가 없던 일”이라고 전했다.

러시아는 모스크바와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수도를 오가는 항공편을 제외한 나머지 하늘길을 대부분 제한했다. 폴란드도 외국에서 들어오는 항공편과 기차편 운항을 일부만 남기고 대부분 중단했다.

미국도 코로나19 공포가 본격화되고 있다. CNN은 코로나19 비상사태 선포 이후 미국인들의 일상생활이 거의 마비됐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디즈니랜드와 뉴욕 브로드웨이 극장가가 문을 닫았다. 뉴욕의 가톨릭 대교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예배를 중단했다.

휴교령도 확산되고 있다. 전날까지 버지니아 등 16개 주가 휴교령을 발동한 데 이어 노스캐롤라이나주도 다음주부터 2주 이상 휴교에 들어가기로 했다. 미국 교육전문매체 에듀케이션 위크에 따르면 휴교 조치로 영향을 받는 학생은 모두 2600만 명에 달한다.

생필품 사재기 현상도 빚어졌다. 매사추세츠주의 한 주민은 CNN에 “식료품점에 사람이 몰리면서 계산하는 데만 30분이 넘게 걸렸다”고 말했다.

미국의 코로나19 환자는 2952명(사망자 57명)으로 3000명에 육박했다. 웨스트버지니아주를 제외한 49개 주와 워싱턴DC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으며 확진자가 계속 늘어날 것이란 게 미 보건당국 판단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최악의 경우 2억1400만 명이 감염되고 170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코로나19 검사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한국처럼 자동차에 탄 채 검사받는 ‘드라이브 스루’ 검사를 도입하고 진단기도 1주일 내에 140만 개, 다음달 안에 총 500만 개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미 하원은 코로나19 지원법을 통과시키면서 비보험자에게도 무료검사를 해 주기로 했다.

아시아에서도 셧다운(일시 중단)이 잇따르고 있다. 인도는 파키스탄과의 국경을 완전 봉쇄했으며 네팔 방글라데시 미얀마 등의 국경검문소 문도 상당수 닫았다. 베트남 호찌민시는 이달 말까지 영화관 술집 노래방 마사지숍 등의 영업을 중단시켰다.

워싱턴=주용석/런던=강경민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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