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지금은 메르스, 사스와는 비교가 안 되는 비상 경제시국”이라고 위기감을 높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제·금융 상황 특별 점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금융시장 및 제반 경제 동향을 보고받고 “경제 정책을 하는 분들은 과거의 비상상황에 준해서 대책을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이 예정에 없던 회의를 긴급 소집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전세계 경제가 얼어붙은 탓이다. 이날 회의에는 경제수장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이례적으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 사례와 비교는 할 수 있으나 그때와는 양상이 다르고 특별하니 전례 없는 일을 해야 할 상황”이라며 “정부는 과거에 하지 않았던 대책을, 전례 없는 대책을 최선을 다해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민의 어려움을 헤아리고, 일을 어떻게든 국민의 편에서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한국 기업인들이 각국의 입국 제한 조치를 받지 않도록 “정부의 건강확인서를 소지한 우리 기업인들에게는 (입국제한 조치국에서도) 예외적으로 입국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표준모델이 될 수 있도록, 국제기구 등에서 논의하는 방안을 검토해보라”고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건강상태확인서를 소지한 기업인은 예외적으로 입국이 허용되도록 협의해보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한 바 있다.
추가경정예산 증액 여부를 두고 벌어진 당정 갈등 상황 속에서 불거진 ‘홍 부총리 경질 논란’을 의식한듯 문 대통령은 회의를 마치며 홍 부총리에게 “지금까지도 잘해 왔으니 앞으로도 잘해 달라”고 힘을 실어줬다. 홍 부총리는 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회의는 오전 10시 30분부터 12시까지 90분간 진행됐으며,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은성수 금융위원장 등도 참석했다.
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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