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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공포 팬데믹'…유럽 곳곳 국경폐쇄·도시봉쇄, 佛 무기한 휴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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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들불처럼 퍼지면서 전 세계가 차례로 멈춰서고 있다. 각국은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자국 내에서도 국민 이동을 제한하고 있다. 휴교령으로 세계 4억 명 학생의 발이 집에 묶였다. 근로자들도 집과 직장만 오갈 뿐 쇼핑 외식 여가활동을 대부분 중단했다. 사실상 ‘전 세계인의 자가 격리’에 가깝다. 이 때문에 소비가 직격탄을 맞아 ‘코로나발(發) 경제 대공황’의 신호탄이 올랐다는 진단도 나온다.

싱가포르 정부는 오는 16일부터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독일 등 유럽 4개국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의 입국 및 경유를 금지한다고 13일 발표했다.

미국이 영국과 아일랜드를 제외한 전 유럽으로부터의 입국을 30일간 금지한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들도 유럽으로부터의 코로나19 유입 차단을 위해 유럽과의 비행노선 중단 또는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유럽 내에서는 국경 통제가 벌어지고 있다. 체코는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오는 여행객을 국경에서 막기로 했고, 슬로바키아는 13일부터 폴란드인을 제외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기로 했다. 유럽 국가들은 ‘하나의 유럽’을 위해 이동과 통행의 자유를 보장했다. 1995년 솅겐조약 이후 이동 제한은 유럽인들에게 금기와 같은 것이었다.


유럽 각국은 자국 내 이동 통제령을 잇따라 발령하고 있다. 스페인은 카탈루냐주 4개 도시에 봉쇄조치를 내렸다. 스페인이 특정 지역을 봉쇄한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스페인 정부는 “확진자가 몰린 4개 도시에 대해 추가 지시가 있을 때까지 통행을 막는다”며 “연료와 식량을 공급하는 비상 인력과 차량만 이 지역을 오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페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최근 3000명을 넘어서 유럽 내에서 이탈리아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스페인 정부는 코로나19 대처를 위해 180억유로(약 24조원) 규모의 긴급예산 지출 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이탈리아는 전국 이동제한령과 약국 식료품점을 제외한 모든 상점의 일시 폐쇄 조치를 내렸다. 벨기에는 식당과 카페 등 일부 상점에 다음달 3일까지 폐쇄하도록 지시했다. 전국 학교도 5주간 문을 닫기로 했다. 네덜란드와 덴마크는 100명 이상이 모이는 집회를 금지했다. 암스테르담의 국립미술관과 반고흐 미술관도 폐쇄했다. 스웨덴과 노르웨이도 콘서트, 스포츠 경기 등 500명 이상이 모이는 대중 행사를 금했다.

프랑스 정부는 무기한 휴교령이란 초유의 조치를 취했다. 오는 16일부터 시행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대국민 특별담화에서 “우리는 유행병의 초기에 있다”고 했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이날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휴교령을 내린 곳은 유럽, 아시아, 북미, 아프리카 등 49개국에 이른다. 이 여파로 전 세계 학생 5명 중 1명인 3억9150만 명이 학교에 못 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49개국 중 프랑스 터키 아일랜드 등 29개국은 전국적으로 휴교령이 떨어졌고, 20개국은 일부 지역만 문을 닫았다. 유네스코는 “학교 폐쇄는 부모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만큼 경제 생산성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에서도 각종 활동이 중단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 대선을 앞둔 주자들은 선거 유세 집회를 중단했다. 미국프로농구(NBA),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미국프로축구(MLS) 등은 일제히 시즌 중단을 선언했다. 뉴욕 브로드웨이는 다음달 12일까지 모든 공연을 중단했으며 로스앤젤레스 인근 디즈니랜드도 이달 말까지 문을 닫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조만간 대대적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트위터에 “곧 (코로나19) 검사가 매우 큰 규모로 이뤄질 것”이라며 “준비는 다 됐다”고 올렸다.

확산 초기 단계인 동남아·중남미 등도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필리핀은 1300만 명이 사는 수도 마닐라와 인근 수도권을 15일부터 한 달간 봉쇄하기로 했다. 필리핀 국민과 영주권자, 외교관을 제외한 외국인들은 마닐라 진입이 차단된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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