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 부동산 대책’에 따른 풍선효과가 경기 오산 군포 등 수도권 남부 외곽까지 번지고 있다. 정부가 집값 급등 지역을 따라다니며 내놓는 ‘두더지 잡기식’ 대책이 풍선효과만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1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주(3월 9일 기준) 아파트값은 오산 군포 등 수도권 남부 외곽에서 크게 올랐다. 오산시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1.95% 급등했다. 전주(0.98%) 대비 상승폭을 두 배 넘게 키웠다. 오산 아파트값이 1주일 만에 1% 넘게 오른 건 2006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군포는 1.18% 오르며 전주(1.27%)와 같이 1%대 상승률을 유지했다. 지하철 4호선 산본역 주변 재건축 기대가 있는 구축 단지 중심으로 거래가 늘었다. 4호선 별내선 연장 등 교통 호재로 구리 아파트값도 전주 대비 1.3% 상승했다. 안산은 이번주 0.66% 오르며 7주 연속 상승폭을 키웠다. 주간 상승률 1%는 1년 단위로 계산할 때 1년에 52% 오른 수준이다. 그만큼 상승폭이 가팔랐다는 의미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군포 오산 등은 그동안 장기간 집값 상승률이 낮았던 지역”이라며 “인근 수원 용인 등에서 집값이 급등하면서 ‘키 맞추기’에 들어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12·16 대책’ 이후 급등세를 보인 수원은 잠잠해졌다. 이번주 수원 팔달 아파트값은 0.68% 오르며 전주(1.06%) 대비 상승폭이 낮아졌다. 수원 영통도 0.73%에서 0.65% 줄었다. 수원 팔달구와 영통구는 조정지역에 묶이기 직전 주간(2월 10일 기준)에 2.15%, 2.24% 상승률을 기록했다.
6주 연속 상승폭을 키우던 인천도 이번주 들어 0.42%에서 0.38%로 상승폭을 낮췄다. 연수구(0.82%→0.77%), 서구(0.58%→0.38%) 등에서 상승폭이 축소됐다. 반면 수용성 중 한 곳인 용인은 정부 규제에도 상승폭을 확대했다. 수지가 0.59%에서 0.61%, 기흥이 0.68%에서 0.79%로 올랐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경기 남부권에 쌓여 있던 입주물량이 해소되면서 투자자가 모인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거시경제가 좋지 않은 만큼 상승세가 단기간에 꺼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지난주 0.01% 상승한 서울 아파트값은 이번주 0.02% 상승했다. 노원(0.09%), 도봉(0.08%), 강북(0.09%) 등에 있는 9억원 미만 대단지 위주로 소폭 올랐다. 강남(-0.06%), 서초(-0.06%), 송파(-0.06%) 등은 하락세를 유지했다. 지방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대구가 24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이번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04% 오르며 전주 상승세를 유지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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