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신도들에 대한 인권침해 피해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천지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원인으로 지목돼 지역사회에서 기피 대상이 되고 있다.
<한경닷컴>은 10일 신천지 신도 인권침해 사례 자체 집계결과를 입수했다. 현재 전국적으로 신도를 향한 비방, 낙인, 혐오, 직장 강제 퇴직, 따돌림 등의 피해는 6400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불과 10일여 만(관련기사:
[단독] "혐오 멈춰달라" 신천지에 접수된 신도 인권침해 4865건)에 1500건 가량이 추가 접수됐다.
지난 9일에는 전북 정읍시 한 아파트에서 여성 신도 A(41)씨가 추락해 사망했다. 경찰은 A 씨 사망 원인이 자살인지 타살인지 조사 중이다.
A 씨 관계자는 취재기자와의 통화에서 "남편이 과거부터 신천지에 다닌다고 A 씨를 많이 핍박했다. 코로나 사태가 터진 후 그 정도가 더 심해졌다고 한다. 폭언은 물론이고 폭행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A 씨에게 아직 어린 자녀(7살, 5살)가 둘이나 있는데 안타깝다. 남편 핍박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는 60대 신천지 여신도 B 씨가 울산 자택서 추락해 사망한 바 있다. B 씨도 사망 원인이 자살인지 타살인지는 조사 중이다.
B 씨 유족은 취재기자와의 통화에서 "B 씨가 사망하기 전 저에게 '(남편 폭언에)살이 떨린다'고 말할 정도였다. 코로나 사태 이후 남편의 핍박이 엄청나게 심해졌다고 한다. B 씨 사망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B 씨 유족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이후 자녀가 신천지 신도인 부모를 집에서 쫓아내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 씨 유족 역시 신천지 신도다.
이외에도 신천지 측이 공개한 사례를 살펴보면 대구시에 거주하는 한 여성은 직장 상사가 대구시청에 근무하는 지인을 통해 신천지 신도 명단을 확인하고 직장 동료들에게 해당 여성이 신천지 신도라는 것을 소문내고 모욕했다.
대구시에 거주하는 한 남성은 직장 상사가 대구시청에 방문해 이 남성이 신천지 신도인지 문의했다. 시청 공무원이 번호를 조회한 후 신천지 신도가 맞다고 확인해 주자 상사는 회사에 돌아와 회사 컴퓨터에 해당 남성 이름을 공지했다.
한 신도는 모 맨션 관리사무소 전기주임으로 근무 중인데 관리사무소에서 신천지 신도라고 실명을 넣은 공고문을 만들어 승강기 내부와 게시판에 부착했다.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는 직장에서 신천지 신도가 아니냐고 추궁 한 후 일방적으로 해고통지를 했다.
강릉에서 자영업을 하는 신도는 2월 23일 오후 6시경 자신이 신천지에 다니며, 대구교회에 다녀왔고 코로나에 걸릴 수 있다는 내용이 강릉 전역 단톡방을 통해 알려졌다.
신도가 운영하는 가게 상호가 공개됐고 대구교회에 다녀오지도 않았는데 다녀온 것처럼 알려졌다. 한동안 하루에 150통 가까이 신천지 여부를 묻는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이외에도 카카오톡 채팅방과 맘카페를 중심으로 확진환자 현황 리스트(신천지 신도 표기됨)가 뿌려지고 있다고 한다.
신천지 측은 어제 A 씨가 사망한 것과 관련해 "'이단 프레임'이 또 신도를 죽였다"며 입장문을 발표했다.
앞서 신천지 측은 "신도를 향한 혐오를 멈춰달라"면서 "신도 인권침해 사례를 수집해 강력히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천지 측은 취재기자와의 통화에서 향후 법적 대응 계획에 대해 "솔직히 법적 대응을 하면 법적 대응을 한다고 비판을 할까봐 진행을 못하고 있다"면서 "(신도 피해 구제 방법에 대해서는)추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