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방송부터 '난리'가 났다. 방송이 시작된 직후 '안효섭' 이름 석자가 포털사이트를 장식했고, 안효섭의 연기에 대한 칭찬이 쏟아졌다. 올해 스물여섯. 아이돌이 되기 위해 캐나다에서 건너온 10대 소년은 배우 데뷔 5년 만에 시청률 27% 대기록을 세운 미니시리즈 주역이 됐다.
'낭만닥터 김사부2'는 지방의 초라한 돌담병원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진짜 의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2016년 방영돼 27.6%의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종영하며 국민적인 인기를 얻었던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를 잇는다.
안효섭은 '낭만닥터 김사부2'의 새 얼굴로 극을 이끌어가는 서우진 역을 맡았다. 서우진은 외과 펠로우 2년차로 고단한 현실 속에 적당히 모르는 척, 튀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그저 실속만 챙기길 바랐던 인물. 김사부(한석규)를 만나면서 진짜 의사로 성장한다.
첫 회부터 14.9%의 시청률로 미니시리즈 최강자로 군림했던 '낭만닥터 김사부2'는 안효섭을 비롯한 출연 배우들의 호연과 탄탄한 전개로 호평을 받으며 자체 최고 시청률 27.1%로 지난달 25일 막을 내렸다.
마지막 촬영을 마친 후 일주일 동안 부족한 수면을 취하며 휴식의 시간을 가졌다는 안효섭을 만났다. 안효섭은 "'낭만닥터 김사부2'를 하던 동안 너무 행복했다"며 "'낭만닥터'는 끝났지만 제 낭만은 계속될 거 같다"면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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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담감이 가장 큰 장애물"많은 사람들이 '낭만닥터 김사부2'를 예정된 성공작이라고 했지만, 안효섭의 생각은 달랐다. 훌륭한 선배들이 성공시킨 작품을 이어받았다는 점에서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었던 것. 돌담병원이라는 배경과 함께하는 인물들이 동일한 상황에서 특정 인물만 바뀌었다. 비교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시청자들이 어떻게 봐 주실지 걱정이 컸어요. 부담감을 갖고 연기를 하니 몸도 많이 상하고, 밥도 잘 못 먹었고요. 그러다가 이렇게 하면 저뿐 아니라 팀에게도 폐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부담감을 긍정적으로 승화시켜 이겨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진심으로 믿어주고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 감독님, 선배님, 주변 배우 동료들 덕분에 잘 이겨낼 수 있었어요."
실제로 안효섭은 '낭만닥터 김사부2' 촬영에 앞서 8kg을 감량했다. 부담감을 이겨내고 외적인 모습까지 완벽한 서우진으로 나타난 안효섭에게 호평이 쏟아졌다.
"얼떨떨하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했어요.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어쨌든 시즌1과 다른 시즌2를 보여줘야 한다는 점에서 1, 2회가 가장 중요했는데 좋은 반응이 나왔으니까요. 연출도 잘해주시고, 잘 찍어주신 분들 덕분에 좋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던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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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우진으로 보낸 시간안효섭은 '낭만닥터 김사부2' 캐스팅 막바지에 합류했다. 촬영까지 두 달의 시간 동안 '천재의사' 서우진으로 분하기 위해 전문 용어를 공부하고, 손놀림을 연습했다. 집에서도 생고기를 자르고, 꿰매며 연습을 했다고.
촬영을 하면서 2018년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삼촌'과 '조카'로 만났던 양세종과도 다시 만났다. 전작에선 돈독한 관계였다면 카메오로 출연한 양세종은 시즌1의 까칠한 도인범으로 등장, 서우진과 신경전을 벌였다.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에서는 서로 애지중지하고, 사랑하는 관계였는데 이번에는 스파크가 튀는 설정이라 저 역시 설레고 궁금했어요. 시즌1의 애청자로서 도인범도 궁금했고요. 촬영장에서 다시 만나니 너무 반가웠어요. 세종이 형도 연기에 진중한 편이라 통하는게 있었고요."
특별출연했던 양세종이 각별했던 만큼 함께 동고동락했던 다른 동료 배우들과 관계는 더욱 특별했다. 특히 한석규에 대해선 "최고의 선생님이었다"면서 눈을 반짝였다.
"인간적으로도 정말 멋진 분 같아요. 선배님의 시행착오를 알려주시고,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현실적인 도움도 많이 주셨어요. 정말 다정하고, 아버지 같았어요. 후광이라는 말을 안 믿었는데, (한석규는) 웃으면 후광이 있으시더라고요. 불평불만을 할 상황에서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뿜으시는 모습이 정말 멋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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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만닥터 김사부2'를 마친 후…'낭만닥터 김사부2'는 안효섭에게도 좋은 사람과 경험을 남긴 작품이었지만, 시청자들에게도 새로운 신예를 각인 시킨 기회였다. 지난 5년 동안 끊임없는 성장을 보여왔던 안효섭은 이제 명실상부 '대세'로 거듭났다.
하지만 안효섭이 처음부터 배우를 꿈꾼 건 아니었다. 캐나다로 온 가족이 이주했고, 공부도 꽤 잘했던 안효섭은 고등학교 시절 "대학은 간다"는 약속을 하고 한국에 와서 아이돌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다. 그가 연극영화과가 아닌 국민대 국제비즈니스학과에 진학한 이유다. 한국에서 그룹 갓세븐과 함께 연습했고, 각기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아직도 갓세븐 멤버 잭슨과는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아이돌에서 배우로 전향한 후 안효섭은 "세상을 배우고, 더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20대가 되고, 세상에 호기심이 생겼어요. 제가 모르는 것들이 너무 많더라고요.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쉼 없이 쭉 달려왔어요. 작품을 할 때에도 뭔가를 알고 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건 천지 차더라고요. 그래서 책도 많이 읽고, 세상이 돌아가는 상황에 깨어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세상을 알면 알수록 삶의 방향성이 제시될 수 있을 거 같아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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