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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전문가' 김광호 회장, 케이프 경영권 장악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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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2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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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장사 인수합병(M&A)으로 수천억원대 자산을 모은 김광호 전 모나리자 회장이 코스닥 상장사인 케이프 경영권 장악을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김 전 회장이 운영하는 투자회사 케이에이치아이는 케이프 경영진이 주주를 무시하며 과도한 보수를 받고 있다며 배당 확대와 정관 수정, 사외이사 및 감사진 교체를 요구하는 내용의 주주제안권 행사에 나섰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케이에이치아이는 지난달 25일 케이프를 상대로 올해 정기주주총회에 주주제안 안건 6개를 상정할 것을 요구하는 가처분소송을 제기했다.

    케이에이치아이는 우선 주주제안을 통해 케이프가 정관에 넣어둔 ‘적대적 M&A 방어 조항’을 제거할 것을 요구했다. 삭제를 요청한 안건은 사내이사 자격을 케이프에서 2년 이상 근무했거나 현재 1년 이상 근무 중인 자로 제한하고, 적대적인 M&A로 이사회를 교체할 경우 주주총회 출석 주주의 70%, 발행주식 총수의 60% 이상의 찬성을 요구하는 조항이다. 적대적 M&A로 이사가 실직하면 통상적인 퇴직금 외 별도 퇴직보상금으로 대표이사에게는 70억원, 그 외 이사에게는 30억원의 보상을 요구하는 ‘황금 낙하산’ 조항도 삭제 요구 대상이다.

    이사 및 감사진에 대한 보수 절감 및 교체 안건도 들어갔다. 케이에이치아이는 임원의 보수총액 한도를 30억원에서 15억원으로 낮추는 안과 자신들이 추천한 감사 및 사외이사 1인을 선임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해 결산 배당 역시 이익잉여금의 5% 이상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케이프 측은 아직 지난해 배당 규모를 발표하지 않았다.

    김 전 회장의 케이프 지분율은 14.37%다. 최근 한 달간 집중 매수해 의결권 행사 기준이 되는 작년 말 시점에서는 지분율이 1.57%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김 전 회장 측이 이번 소송을 통해 우호 주주들을 포섭한 후 향후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해 분쟁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케이프 대주주인 김종호 회장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1.69%에 달한다.

    케이에이치아이 관계자는 “케이프가 매년 이익을 내면서도 주주 배당은 2012년 이후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며 “소액주주들과 연대해 제안 내용을 관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소액주주들도 김 전 회장의 주주제안에 호응해 위임장을 모아 케이에이치아이 측에 전달할 계획이다. 한 케이프 소액주주는 “주주모임을 구성해 5%가량의 지분을 확보했다”며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 김 전 회장 측과 연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케이프는 조선기자재인 실린더라이더 등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다.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2548억원, 영업이익 152억원을 거둔 우량 기업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케이프의 작년 3분기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주당순자산)은 0.37배로 저평가돼 있다.

    경영권 분쟁 사실이 알려지면서 케이프 주가는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240원(7.77%) 오른 3330원에 마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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