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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무비자 입국 불허…中 난징선 한국인 아파트 진입 막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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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늘자 세계 각국이 한국인의 입국을 막고 나섰다. 중국에선 현지인들이 한국인의 아파트 진입을 막는 일까지 벌어져 외교문제가 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29일 0시1분부터 한국인에 대한 무사증(무비자) 입국 허용을 잠정 중단한다고 베트남 주재 한국대사관에 통보했다. 베트남은 2004년 7월부터 한국인에 대해 15일간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다. 15일을 초과해 베트남에 체류하면 목적에 따라 초청비자나 상용 비자 등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베트남 정부는 지난 27일부터 관광비자와 상용비자 발급을 위한 초청장 등의 발급을 중단했다. 한국인에 대해선 비자를 내주지 않는 방식으로 입국을 금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베트남 정부는 앞서 26일엔 대구·경북 지역 거주자에 대해 입국 금지 조치를 했다.


주베트남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한국인은 기존에 발급받은 비자로 베트남에 입국해도 입국장이나 숙소 등에서 14일간 자가격리해야 한다”며 “한국인만 아니라 한국에서 입국하는 베트남 국민에 대해서도 동일한 조치가 적용된다”고 말했다.

현지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 발등엔 불이 떨어졌다. 본사 직원의 현지 출장이 사실상 불가능해져 한국 본사와 현지를 오가며 진행하던 회의와 현지 행사, 바이어 상담 등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베트남은 한국 기업과 매우 밀접한 나라다. KOTRA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 수는 3031곳에 달한다. 한국 기업 생산기지도 많다. 삼성전자, LG전자, 삼성SDS, 포스코 등이 대표적이다. 베트남에 있는 삼성 직원만 15만 명이 넘고, 이 중 10만 명은 삼성전자 직원이다. LG전자도 베트남을 주력 제조 기지로 삼았다. 작년에 경기 평택공장을 철수하고, 스마트폰 생산 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베트남에 공장을 둔 한 업체 관계자는 “우선 베트남 출장을 당분간 중단하고 이메일 등으로 일을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선 반(反)한국인 정서가 커지면서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27일 인천을 출발해 난징에 도착한 한국인 30여 명은 거주하는 난징 시내 아파트로 이동했지만 현지인들이 아파트 진입을 가로막았다. 이 아파트 주민자치위원회가 “아파트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14일간 격리하라”고 주장하면서 사건이 벌어졌다. 결국 한국인 30여 명은 27일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난징에는 LG화학 배터리 공장과 LG디스플레이 공장 등이 있다. 봉변을 당한 한국인 중엔 방학을 맞아 한국으로 돌아갔던 어린이 등 학생도 다수 포함돼 있다. 한국 외교당국은 난징시 당국에 주민들의 불법 진입 금지 조치를 즉각 해결해달라고 요구했지만 현지 구 정부는 주민들의 집단 민원을 이유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28일 오후 7시 기준 한국인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지역이 총 62개국으로 전날보다 19개국 불어났다고 밝혔다. 유엔 회원국 수(193개국) 기준으로 세계 3분의 1에 육박한다. 이 가운데 입국 금지 국가는 총 30곳이다. 32곳은 검역 강화와 격리 조치를 내리는 등 입국 절차를 강화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날 한국을 비롯한 7개국에 대해 온라인 관광비자 발급을 중단했다. 한국 등 코로나19 발병이 확인된 국가들로부터 입국하는 외국인은 기존에 거주증을 받았거나 노동비자가 있는 사람에게만 입국을 허가하기로 했다.

러시아는 전세기를 동원해 자국민을 한국에서 철수시킬 계획을 내놨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타티아나 골리코바 보건담당 부총리는 27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오는 3월 1일부터 한국과 러시아 간 항공편 운항을 중단한다”며 “국영 항공사 아에로플로트와 자회사인 오로라항공만 운항을 허용하며, 이들 항공사는 한국 내에서 러시아 국민이 모두 철수할 때까지 전세기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3월 1일부터 한국에서 출발하는 모든 외국인에 대해 모스크바 세레메티예보 국제공항을 통한 입국만 허용하고, 블라디보스토크 등 극동이나 시베리아 등을 통한 입국은 금지했다.

하노이=박동휘 특파원/선한결/이수빈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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