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중동 이웃 국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를 전파하는 진원지가 되고 있다. 중동에서 이란에 성지순례를 다녀왔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만 40명에 달한다.
26일 중동 내 각국 보건당국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지난 25일까지 이란에 다녀왔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환자는 바레인 23명, 쿠웨이트 8명, 이라크 4명, 오만 4명, 레바논 1명 등 40명이다. 전날 8명에서 하루만에 40명으로 급증했다.
아랍에미리트(UAE)에 관광하러 온 이란인 부부 2명과 이라크에서 신학을 공부하다 잠시 고향을 다녀온 이란인 유학생 1명을 포함하면 모두 43명이 이란과 연관된 확진자다.
이스라엘(일본 크루즈선에서 감염)을 제외하고 사실상 중동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이란은 시아파의 맹주 역할을 하면서 중동 지역 곳곳의 시아파 무슬림이 성지순례와 신학 공부를 하러 끊임없이 모이는 곳이다. 시아파 최고의 성지는 이라크 카르발라이지만 안전 문제때문에 이란의 곰, 마슈하드 등 성지가 연중 성지순례객으로 붐빈다.
성지순례 '코스'로 꼽히는 중부도시 곰은 이란에서 코로나19 감염이 가장 심각하다. 곰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중동 전체로 확산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중동 국가 중 인구가 적은 편이면서도 시아파가 인구의 과반인 바레인에서 이란발 감염자(23명)가 가장 많은 것은 이들의 방문 목적이 주로 성지순례라는 방증이다. 심지어 바레인은 이란과 국교를 단절한 나라여서 직항편도 없다.
바레인 당국은 이들이 UAE 두바이와 샤르자 공항을 거쳐 이란을 왕래한 기록을 확보하고 지난 25일 이들 UAE 공항으로 향하는 항공편을 최소 48시간 동안 중단했다.
같은 날 이란 보건부는 국내 감염자(95명)의 대부분이 곰의 주민이거나 이 도시를 방문했던 적이 있다고 발표했다. 종교국가인 이란에서는 종교 성지가 유명 관광지이기도 해서 내국인도 곰, 마슈하드 등을 많이 찾는다.
이란 보건당국은 최초 감염원을 아직 찾지 못했다.
이란 보건부는 지난 19일 곰에서 사망한 환자가 이번 달 들어 업무차 중국에 2차례 출장을 다녀왔다고 확인했다. 이란은 이달 1일 중국 직항편을 모두 중단했지만 이 환자는 경유편을 이용했다.
또 곰의 태양광 발전소를 짓는 중국회사에서 일하는 중국인 직원이 감염원일 가능성과 국경을 인접한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또는 중국에서 밀입국한 외국인이 공항·항구의 검역을 피하는 바람에 이란으로 코로나19가 유입됐을 수 있다고 추정한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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