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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손님 "손 세정제도 없나"…상인 "그 값도 못 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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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남대문시장이 철저한 방역을 강조하며 '코로나19 클린시장'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방문객들은 여전히 걱정하는 분위기다.

남대문시장은 지난달 20일 '코로나19' 12번 확진자가 방문했던 곳이다. 이후 소독 작업을 진행했고, 12번 확진자가 머물렀던 상점은 멸균소독도 진행했다. 그로부터 한달째를 맞은 25일 남대문시장을 직접 돌아봤다.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탓에 사람 발길은 눈에 띄게 줄었다. 찬 겨울비가 부슬부슬 내려 시장 풍경은 더 을씨년스럽게 느껴졌다.

이날 가방을 사기 위해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을 찾았다는 황화란씨(43)는 "개방된 공간이라 먼지가 많다 보니 위생관리가 잘 되고 있을지 걱정이 된다"라며 전통시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어 "전염병이다 보니 '통제'가 잘 되어야 할 것 같은데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에 비해서 통제가 잘 안 될 것 같다"라며 말끝을 흐렸다.

신발 가게를 둘러보던 김철규씨(63)는 "백화점에서는 매장에서 손 세정제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그렇지 않다"라면서 "신발을 몇 켤레 만지작거리다 보면 손이 더러워질 정도로 먼지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손 씻을 화장실이 가까운 곳에 있는 것도 아닌데 손 세정제라도 잘 비치해야 하지 않나"라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오늘 신발가게만 세 군데를 돌았다"라면서 "하지만 손 세정제가 있는 가게는 한 군데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전통시장의 위생상태에 대한 방문객들의 부정적인 인식에 상인들도 곤란하기는 마찬가지다.

기념품 가게를 운영하는 박모씨(47)는 "지난달 '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나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방문객들이 더 걱정하는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박씨는 "손님들이 불안해하니 우리도 손 세정제를 각 매장에 비치하는 등 대응을 하고 싶다"라면서도 "우리 같은 소상공인들이 손 세정제를 비치하려면 개인의 돈을 써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용량 손 세정제를 사려면 1만~2만원 줘야 하는데 오전 동안에 손 세정제 값도 못 벌었다"고 울상을 지었다.

특히 길거리에서 식재료를 파는 상인의 애환은 더욱 컸다. 남대문시장의 한 골목에서 생선을 파는 권모씨(53)는 "그래도 가방이나 옷은 겉에만 스치지 않나"라면서 "생선은 몸 안으로 들어가는 음식이다보니 밖에다 내놓고 팔면 사람들이 더욱 부정적으로 본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그렇다고 당장 외부노출이 안 되는 제품으로 진열대를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답답해했다.

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이달 초 방역작업을 한 뒤 상당히 안심해도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라면서 "다들 조심성 있게 행동하기는 해야겠지만 전통시장에 대해 너무 큰 우려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서도 소상공인을 위해 마스크나 손 세정제를 지원해주는 방안도 검토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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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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