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구 반대편 커피 농가들도 된서리를 맞고 있다. 지난해 가을 수확한 햇원두를 한창 거래해야 할 시기에 아시아 바이어들을 찾지 못해 커피 산지 농가 창고마다 생두가 쌓이고 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커피 원두 가격은 코로나19 최초 확진자가 나온 지난해 12월 31일 이후 사흘 만에 약 30% 폭락했다. 국제 유가보다 더 큰 하락폭이다. 지난 20일 기준 커피 원두(0.45㎏ 기준) 가격은 104.95센트로 최저점(97.90센트)보다 소폭 올랐지만 여전히 연중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과 아시아 지역의 커피 소비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해 투자자가 떠난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최대 커피 체인인 루이싱커피가 우한 지역 등에서 문을 닫고, 4300개 중국 스타벅스 중 절반이 임시 폐쇄한 것도 원인으로 꼽혔다.
차(茶) 문화가 발달한 중국은 지난 10년간 커피 소비량이 세 배 이상 증가했다. 고급 품종을 다루는 스페셜티 커피업계에서 ‘큰손’으로 떠올랐다. FT는 “중국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자, 고가의 커피 원두를 구매하는 핵심 바이어”라며 “코로나19의 확산이 투자자에게 큰 불안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올 1월 중순까지 50달러대를 유지하던 루이싱커피의 주가도 41달러로 떨어졌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국가는 케냐다. 스페셜티 커피와 차, 아보카도 등 지난해 상반기에만 9조원가량의 농산물을 중국에 수출해왔다. 남미의 주요 커피 수출국도 중국과 아시아 전반의 수요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차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차의 최대 소비국인 중국에서 소비량이 급감하면서 재고가 남아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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