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의 통화에서 “중국의 어려움이 우리의 어려움”이라며 “우리 정부는 코로나19(우한 폐렴) 대응에 이웃인 중국 측의 노력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0일 오후 5시 28분부터 6시까지 시 주석과 32분간 통화를 진행, 코로나19 퇴치와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다만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산 사태와 관련해 ‘중국발 입국자 차단 관련 요구’가 빗발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관측됐다.
■文 “한국, 코로나19 퇴치 총력”…시 주석 “중국 임상치료 경험 공유 용의”
21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미 100명을 훌쩍 넘겼다. 20일에는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서 첫 사망자도 발생했다.
이 같은 소식에 문 대통령은 시 주석과 통화를 통해 중국 측의 방역 경험을 전수받는 등 해결책 모색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한국도 코로나19 퇴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양국의 정보 공유 및 공동 대응 협력을 기대한다”며 중국의 임상경험을 방역당국과 공유해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시 주석은 “임상치료 경험을 공유할 용의가 있다”며 “중국 인민은 (코로나19) 초기 공포에서 벗어나 전염병을 이길 희망을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려울 때 서로 협조하고, 양국이 가까운 이웃으로서 협력해 곤경을 헤쳐나가고 있다. (문 대통령이)’중국의 어려움은 한국의 어려움’이라고 한데에 대해 매우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올해 상반기 방한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할 것임을 밝히며 문 대통령과 관련 논의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 6차례나 ‘中 입국 차단’ 권고…국민 73만명 ‘중국 입국 금지’ 서명
코로나19의 지역 사회 전파가 확실시되자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서는 21일 현재 ‘중국인 입국 금지 요청’서명이 73만건을 돌파, 추천 1위를 달성하며 최대 이슈로 재부각 됐다.
신학기 개강을 앞두고 국내 주요 대학 중국인 유학생 2만명이 이미 국내에 들어왔고, 추가 5만명이 입국을 앞두고 있어 시민들의 불안이 가중된 여파다. 그러나 두 정상의 통화에서 이에 대한 논의는 없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대한의사협회는 1월 26일부터 6차례에 걸쳐 성명을 통해 “중국으로부터의 전면적인 입국 금지 조치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대국민담화를 통해 중국 전역을 입국금지 대상으로 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다”며 “해외에서 계속 의심환자가 될 수 있는 사람이 쏟아져 들어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상황이 될 것이다. 잘못 대응하면 수많은 국민이 생명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른 의학전문가들의 관련 권고도 줄을 잇고 있다.
이상엽 고려대 안암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미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중국 내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다수 발생한 지역들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 등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홍혜걸 비온뒤 대표(서울대 예방의학박사)도 “상대는 사람이 아닌 바이러스다. 정치색이 없어 진영논리도 먹히지 않고 감정도 없어 감성팔이도 통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용어선택이나 중국혐오와 편견의 극복, 경제와 외교도 중요하나 우선순위는 우리 국민 생명과 안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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