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출 복병’으로 등장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3조1000억원 규모의 무역금융을 추가 투입한다.
정부는 20일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확대 무역전략 조정회의’를 열고 ‘코로나19 기업 애로 해소 및 수출지원 대책’을 확정했다.
우선 올해 무역보증·대출 등 수출금융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3조1000억원 많은 260조3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상반기 156조원을 집중 투입하되 중소·중견기업에는 역대 최대인 105조원을 공급할 방침이다. 수입자 대금 미결제로 피해가 발생한 중소·중견기업엔 무역보험 신속보상, 수출이행자금 우대 등을 지원한다. 보험금의 80%까지 가지급하고 보상 기간을 기존 2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하는 방식 등을 통해서다.
중국과의 수출입 물류 현황을 국내 기업과 실시간 공유하는 한편 마스크 제조 원료 등 긴급수요 품목을 조달하기 위해 항공운송을 이용할 경우 특례를 부여해 관세를 해상 운임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항공운임료는 해상 대비 15배 이상 높다.
조기에 조업을 재개하는 수출기업에는 방역과 인허가, 인력 등을 지원한다. 대(對)일본 159개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 품목에 적용해온 인허가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수단)을 긴급수요 품목으로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수출 마케팅에는 작년 대비 14.4% 늘어난 5112억원을 투입한다. 특히 ‘중화권 전용 사이버 상담존’을 확대해 국내 수출 상담회 및 전시회 참여 기업을 대상으로 온라인 화상 상담회를 연다. ‘수출활력촉진단 2020’도 신규 가동한다. 다음달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을 순회하며 기업의 수출중단 방지 등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유턴 활성화, 해외투자 유치, 위험 분산을 위한 공급망 다변화를 동시에 추진하기로 했다. 항만 배후단지 입주 기준을 완화해 국내 유턴기업의 입주를 허용하고, 총 4조5000억원 규모의 시설투자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할 방침이다. 외국인투자기업이 국내에 직접 공장을 짓는 그린필드형 투자를 늘리기 위해 현금지원 한도를 종전 30%에서 40%로 확대한다.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재·부품·장비 부문의 기업 애로사항 417건을 접수해 이 중 30%를 신속히 해소했다”며 “이번 위기가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범정부 차원의 수출 지원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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