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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둑 터진 '코로나'…면피·눈치보기 말고 국민안전만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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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확진자가 나온 지 한 달 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경고음이 비상벨로 바뀌었다. 어제 하루 동안 20명이 무더기 확진 판정을 받았고, 18명의 확진자가 몰린 대구·경북지역은 패닉상태다. ‘슈퍼 전파자’가 등장했고, 감염원을 확인할 수 없는 환자도 크게 늘었다. 초등학생 감염자가 나오는 등 걱정하던 일이 하나씩 눈앞의 현실이 되고 말았다.

일련의 전개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 깊숙이 침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둑이 막 터지는 듯한 두려움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도 정부 대응은 여전히 면피·보여주기·눈치보기 식에 머물러 있다. 너무 소극적인 중국인 입국 제한 조치만 봐도 분명하다. 정부는 “여행 제한이 필요하지 않다”는 게 세계보건기구(WHO) 권고라며 바이러스 진원지인 우한시가 속한 후베이성만을 입국 제한 지역으로 지정 중이다. 중국을 두둔하는 WHO를 무시하고 미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호주 등 세계 133개국이 광범위한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한 것과 대비된다. 중국 인접국 중에서는 북한 베트남 홍콩 마카오 대만 싱가포르에 이어 발병자가 2명뿐인 러시아도 20일부터 동참을 결정했다.

7만여 명의 중국인 유학생이 개학을 앞두고 속속 입국 중이지만 교육부의 대응 역시 ‘면피’ 수준이다. 중국 유학생들이 따르지 않으면 그만인 기숙사 내 격리만 반복할 뿐,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베이징대 칭화대 등 중국 주요 대학들조차 당국 지침에 따라 개강을 무기한 연기할 만큼 비상상황인데도 눈치보기로 일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코로나 사태는 ‘재난’으로 치닫느냐 마느냐는 분기점을 맞았다. ‘감염 확대’를 넘어 ‘유행’ 단계로 진입할 때 그 피해는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 될 것이다. “공포와 불안을 부풀린다”며 엉뚱하게 언론을 공격하지 말고 청와대부터 달라져야 한다.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의사·병원협회 등 전문가들의 조언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높은 감염력이 입증된 만큼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방역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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