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서울 성동구에서도 주민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한양대병원이 일부 시설을 폐쇄하고, 성동구가 커뮤니티 시설을 휴관한 가운데 지역사회 감염이 현실화된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날 오전 7시 서울 성동구 사근동에 있는 한양대병원은 응급실을 폐쇄했다. 한양대병원은 코로나19 40번 확진자였던 남성 이모씨(77)가 선별진료를 받은 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병원이다. 이 확진자가 진료를 받았던 호흡기내과는 이날 외래진료를 중단했다. 한양대병원 본관은 건물 내부가 아닌 현관에서 문진표를 작성하게 하는 등 외래환자의 진입도 통제했다. 이날 한양대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온 40대 남성 김모씨는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되는 줄 알았는데 보호복을 입은 병원 직원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예약을 미루면 몇 개월을 더 기다려야 할지 몰라 병원에 왔는데 감염될까 봐 불안하다”고 했다.
성동구도 이날 오전 지역 내 체육시설, 도서관, 복지관, 어린이집 등 공공시설 494곳에 임시 휴관 조치를 내렸다. 이른 아침에 개장한 수영장을 이용하던 주민들은 샤워실에서 휴관 소식을 듣고 갑작스럽게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사근동 주민들도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근동에 사는 30대 여성 이모씨는 “출근한 지 10분 만에 어린이집에서 휴원 문자를 받았다”며 “갑자기 휴가를 내고 자녀를 돌봐야 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성동구 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확진자의 거주지와 동선에 관한 정보도 공유됐다. 성동구 맘카페에선 확진자가 나온 아파트 이름을 밝히며, ‘해당 단지 출입을 자제하라’는 내용의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오는 상황이다. 성동구에 거주하는 한 맘카페 회원은 “아침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는 문자를 받아 놀랐다”며 “이번 일이 지역사회 감염으로 번질까 봐 무섭다”고 불안감을 드러냈다.
사근동 일대 상가는 대학 개강 연기에 이어 “악재가 겹쳤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일부 상가는 물품을 구매하러 오는 손님들에게 “손소독제를 이용해달라”며 코로나19 확산 차단에 나서기도 했다. 사근동에 있는 한 카페 직원 윤모씨(34)는 “한양대 개강이 2주 연기되면서 손님이 이미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은 줄었다”며 “대학생에 이어 지역주민까지 왕래가 끊기면 2·3월 장사에 타격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