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부총리겸 교육부장관이 13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중국인 유학생이 많은 한국외국어대학교를 방문해 간담회를 가졌다. 유 부총리를 만난 학생들은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 방역물품을 비롯한 대응책을 요청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중국인 유학생 최강씨는 "중국인 입국 금지를 요청하는 국민청원이 20만명 이상 동의를 받아 마음이 아팠는데 부총리께서 한국에 온 유학생도 우리 학생이라고 말해줘 감동했다"며 "학교도 정문에 '우리 모두가 외대생'이라는 플래카드를 걸어줘 소속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외대는 지난 12일 중국대사에 김인철 총장 명의의 편지를 보내 "중국인 유학생을 스승과 부모의 마음으로 잘 보호하고 지도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앞서 유 부총리는 성균관대와 경희대 코로나19 대응 태세를 점검하며 "한국 대학에 등록한 중국인 유학생도 우리 학생"이라고 강조하며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중국인 유학생 혐오'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국외대에는 중국인 유학생 1719명 등 112개국에서 온 유학생 3401명이 재학 중이다. 학부생만 보면 방학을 맞아 중국에 귀국했던 중국인 유학생을 비롯해 최근 중국에 방문한 적 있는 학생은 946명이다.
박장원 한국외대 글로벌캠퍼스 학생회장은 "중국 학생뿐 아니라 한국 학생의 심리적 불안도 신경써야 한다"며 "안정감을 느낄 수 있게끔 지원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유학생들은 유학생회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노력을 스스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유학생회 임원이라는 KFL학부 1학년 김주연씨는 "유학생회에서 위챗(중국 메신저)으로 중국에 있는 유학생들에게 소식을 전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김나현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은 "중국인 유학생들이 중국 방문 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교의 전수조사에 잘 협조해주고 있다"며 "협조를 잘해줘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간담회 이후 학교 관계자들로부터 대응 계획을 보고 받은 뒤 학교 기숙사 시설을 점검했다. 그는 "정부가 예비비를 활용해 대학을 지원하는 방안을 (재정당국과) 협의하고 있다"며 "함께 어려움을 극복한다면 신뢰와 정이 돈독해질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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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