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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결 국제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최근 중국 대도시 외식업계에선 술 배달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염병 우려에 손님들이 찾아오지 않으니 직접 찾아가겠다는 이유에서입니다.
1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베이징과 광저우에 있는 술집이나 바 중 술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곳이 확 늘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해피아워’ 때에 술 배달을 한다는데요. 해피아워는 술집에 손님이 드문 동안 술값을 깎아주는 시간으로 통상 오후 4~7시입니다.
평소라면 술을 싼 값에 마시기 위해 일부러 해피아워 때 술집을 찾는 이들도 꽤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엔 코로나19 여파로 해피아워 시간에 손님이 뚝 끊겼다고 합니다. 다들 북적이는 장소를 피하기 때문입니다.
광저우에선 당국이 아예 외식 금지령을 내려 술집에 손님이 끊겼습니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광저우시는 지난 13일 이같은 조치를 발동했다는데요. 광저우에선 식당과 카페 등 요식업체가 현장에선 음식을 제공할 수 없고, 대신 포장이나 배달 서비스만 할 수 있습니다. 광저우가 있는 광둥성은 중국에서 후베이성 다음으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많이 발생한 곳입니다. 지난 16일 기준 확진자 수가 1300명을 넘습니다. 당국은 사람들이 몰리는 시설에 대해 각종 폐쇄 조치를 내놓고 있다고 하네요.
이같은 이유로 살 길을 찾아나선 음식점이나 술집들은 배달 서비스를 늘리고 있다는데요. 광저우의 멕시코 음식점인 반디도스는 25위안(약 4200원) 짜리 마가리타 배달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손님들은 매장에 방문하는 대신 모바일 메신저앱 위챗을 통해 음료를 주문한다고 합니다. 이브닝스탠다드, 호프앤세서미 등 유명 바에서도 칵테일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이브닝스탠더드 측은 CNBC에 “술을 아예 못파는 것 보다는 배달이라도 하는게 낫다”고 말했다네요.
베이징에 있는 맥주 펍 징아 브루잉은 요즘 매장 내 서비스는 아예 중단하고 방문 포장과 배달 서비스만 하고 있습니다. 배달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로 기존보다 늘렸다는데요. 이 펍은 “이는 당국이 최근 세 명 이상 모임을 가게에 들이는 것을 금지했기 때문”이라는 글을 위챗에 올렸다고 합니다.
이같은 추세는 국내와는 다른 모습입니다. 국내에선 맥주 등 주류를 단독으로는 배달 받아 마실 수 없는데요. 국세청 주류 고시에 따르면 전통주를 제외한 주류는 단독으로 배달하는게 금지돼 있기 때문입니다. 단 캔맥주와 병맥주, 소주, 생맥주는 음식과 함께 주문하고, 음식값이 술값보다 많을 때에 한해 배달을 받을 수 있습니다. 칵테일 등은 주세법에 따라 아예 배달을 할 수 없고요.
술 배달 서비스가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타격을 좀 줄일 수 있을까요. 업주들에 따르면 딱히 그렇진 않나봅니다. CNBC는 “술집들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영업을 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사업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술집 주인은 “술 배달은 마진이 높지 않다”며 “현장 영업을 하는 것과는 (매출이)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끝) /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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