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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너무 열악해" 러 코로나19 격리 대상자 잇단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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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격리됐던 두 명이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탈출한 후에도 러시아 당국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14일(현지시간) AP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최근 러시아에서 격리시설에 갇혀있던 여성 두 명은 각기 시설을 몰래 빠져나갔다.

구젤 네달(34)은 중국 하이난을 방문한 뒤 자신의 아들이 고열과 기침 증세 보여 병원을 찾았다.

코로나19 검사도 함께 받았는데, 아들이 완쾌된 후에도 병원 측에서 퇴원시켜주지 않았다는 게 네달의 주장이다. 입원 닷새째에 임신 사실 알게 된 네달은 창문에서 뛰어내려 집으로 도주했다.

러시아 경찰이 네달의 집을 방문했지만 별다른 혐의를 적용할 수 없어 그냥 돌아갔다.

병원을 탈출한 두 번째 여성은 알라 일리냐(32)다. BBC에 따르면 일리냐는 중국 하이난을 방문한 뒤 1월 말 러시아로 귀국했다. 러시아 입국 당시 목이 아픈 증상이 있어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다.

지난 6일 구급차를 불러 상트페테르부르크 보트킨 종합병원에 입원한 뒤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병원에서는 전염병 예방 차원에서 14일간 격리 조치를 권했다.

일리냐는 이를 무시하고 병실 디지털도어락을 부순 뒤 집으로 달아났다.

일리냐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격리 병실은 책, 샴푸도 없고 휴지통도 비워지지 않는 등 열악했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이 도망친 뒤에도 병원과 당국에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리냐는 현재까지 병원으로 돌아가라는 경찰의 요구에 응하지 않은 채 집에서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건을 계기로 러시아에서는 격리병동의 열악한 실태와 부실한 환자 관리 실태가 도마에 올랐다.

러시아 현지 온라인 매체 폰타카는 일리냐가 격리됐던 병원 환자들이 "일리냐처럼 떠나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올리고, "우리가 나갈 수 있게 해달라"고 적은 편지를 쓰기도 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당국은 일리냐의 처벌 수위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기준으로 러시아에서는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던 환자 2명 모두 완치돼 퇴원한 상태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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